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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의에 빠진 국민들에 멋진 승리 선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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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8-12 22:13:45 수정 : 2014-08-27 01: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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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초대석] 박순호 인천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장
40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인 아시안 게임이 국내에서 세 번째 열린다. 1986년 서울대회, 2002년 부산대회에 이어 다음 달 19일 항도 인천에서 제17회 아시안 게임의 막이 오른다.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인천 아시안 게임은 10월4일까지 아시아를 뜨겁게 달군다. 한국은 36개 전 종목에 1200여명의 선수 및 임원을 파견할 예정이다. 1998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 5회 연속 종합 2위를 노리는 한국 선수단은 박순호(68) 대한요트협회장이 이끈다. 박 단장은 의류업체와 정보기술(IT)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부산의 향토기업인 세정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기업을 경영하느라 훈련 중인 선수들을 찾아 격려하느라 바쁜 박 단장을 최근 부산시 금정구 세정그룹 본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종목별 메달 획득 가능 여부를 표로 만들어 놓고 ‘전략’을 짜느라 고민하고 있었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단장을 맡았는데 각오는.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것인지 고민하느라 밤잠도 설칠 정도다.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사기 진작을 위해 열심히 뛰어 다니고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최고의 아시안게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지난달 취임 회견에서 가라앉은 사회 분위기를 띄우고 싶다고 했는데,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나.

“그렇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최근 윤 일병 사건 등으로 사회 전체가 슬픔에 잠겨 있다. 나쁜 일은 자꾸 일어나는데 국민들이 기뻐할 좋은 일은 거의 없다. 기대했던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축구대표팀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들이 우수한 기량을 발휘해 시름에 젖어 있는 국민에게 멋진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 좋은 성적을 내 사회 분위기를 바꿔 경기 활성화에도 한몫하고 싶다. 대표 선수를 격려하는 데 대기업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선수단의 목표인 금메달 90개 이상을 따내 5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을 위해 단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이례적으로 비인기 종목 단체장으로서 큰 일을 맡았는데.

“지난 10여년간 열정을 갖고 요트협회를 끌어왔다. 처음 협회장을 맡고 보니 재정이나 선수 기반이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지역 협회도 만들고, 요트학교도 개설하는 등 저변 활성화에 중점을 뒀다. 현재 등록 선수만도 300명이 넘는다. 요트협회는 또 지난해 대한체육회 경영평가 우수단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열정을 높이 평가해준 것 같아 고맙기도 하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전국체전에서 여자 대학·실업 종목은 없다.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중앙 체육무대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동안 체육 발전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1998년 부산 배드민턴협회장을 맡으면서 체육계와 인연을 맺었다. 부산은 제2의 도시이지만 체육 환경이 서울에 비해 열악하기 짝이 없다. 체육 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는 물론 시민들의 생활체육 관심 증대를 위해 배드민턴, 볼링, 탁구 등 비인기 종목의 활성화뿐 아니라 TV 중계 후원에 20억원 이상 투자를 해왔다. 요트협회장은 2003년부터 맡아왔다. 그동안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한다. 2005년 볼보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2006년 세계윈드서핑선수권대회, 세계여자 매치 레이스, 올해엔 아시아요트선수권 등 굵직굵직한 국제대회를 수없이 개최했다. 특히 3박4일간에 걸쳐 독도를 왕복하는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를 개최해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세계 요트인에게 홍보하기도 했다. 요트 회장 말고도 체육회 문화환경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다.”

―오랫동안 요트회장을 맡은 이유가 있는가.

“항도 부산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요트에 대해 잘 몰랐다. 요트인도 아니고 요트도 탈 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삼 면이 바다인 해양국가다.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에서 해양 스포츠는 요트가 유일하다. 인간의 땀과 노력을 앞세워 바다에 도전하는 요트야말로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스포츠다. 여기에 큰 매력을 느꼈고, 매년 적지 않은 금액을 출연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요트에 친숙해지고 많이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올림픽에서 첫 메달과 세계 최고 권위의 아메리카즈컵 경기 유치가 목표다. 2017년 2월까지인 임기 동안 그것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박순호 한국 선수단장은 “전통적인 메달 밭인 양궁, 사격, 태권도 등에서 목표한 성적을 거두고 다른 종목에서도 선전해준다면 금메달 90개를 획득해 2위 수성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업인으로서 체육인으로서 1인2역을 맡아 매우 바쁜 걸로 알고 있다. 요즘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40년 전 창업한 세정의 본사는 부산에 있고, 대회는 인천에서 열리다 보니 이동거리가 상당하다. 의류 브랜드 인디안모드를 모기업으로 하는 세정은 현재 엄청 바쁜 시기다. 가을제품 출고 전 최종 점검을 해야 하고, 매장 콘셉트부터 광고·홍보 제작물 등 준비에 한창이다. 직접 챙겨야 하는 브랜드만 10개가 넘는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정신 없이 하루가 흘러간다. 아시안게임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선수단장으로서 챙겨야 할 일도 엄청나다. 회사 업무는 담당 임원에게 맡겼고, 단장 역할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하루가 턱없이 모자란다.”

―선수단의 목표인 5회 연속 종합 2위 달성을 자신하는지.

“인구 13억이 넘는 최강 중국을 이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의 전통적인 메달 밭인 양궁, 펜싱, 사격, 태권도, 테니스 등에서 목표한 성적을 거두고 다른 종목에서도 선전해준다면 금메달 90개를 획득해 2위 수성은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홈에서 개최되는 이점을 살리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선수촌 입촌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돼 있다. 선수촌 입촌에 앞서 선수단장으로서 종목별로 각 지역에서 흩어져 훈련 중인 선수들을 찾아가 선전을 격려할 예정이다.”

―회장으로 있는 요트종목의 메달 전망은.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은 국가 해양정책의 일환으로 요트를 우선 사업으로 선정, 정책적으로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사치성 사업으로 여론이 조성돼 저변 확대에 불리한 여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998 방콕 아시안게임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종합 우승한 저력을 갖고 있다. 협회는 세계 무대에 꾸준히 많은 선수를 파견해 선진기술을 습득토록 했다. 그 결과 윈드서핑 조원우 선수가 2011, 2012년 세계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메달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번에도 14개의 금메달 가운데 최소 4개는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아시안게임은 큰 규모의 국제종합 경기대회인 만큼 선수 개개인이 목표하고 달성하고자 하는 바 역시 클 것으로 본다. 그러나 태극마크는 한국을 대표한다. 선수들은 한국 선수단원의 일원임을 명심하고 투철한 애국심과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투혼과 정신력이 없다면 그것은 선수가 아니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에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반복된 만큼 16일간의 대회기간 동안 사고나 부상에 각별히 유의해 무사히 대회를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2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단장도 맡을 의향이 있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눈앞에 다가온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단장으로서 우리 선수단이 최상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주어진 임무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야 할 때다. 이왕 단장을 맡았으니 대회가 끝난 뒤 참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기업 경영도 알차게 꾸려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맨주먹으로 시작해 올해로 창업 40년을 맞는다. ‘나의 혼을 제품에 심는다’라는 일념으로 일은 앞으로, 돈은 뒤로 했다. 돈을 좇다보면 넘어지기 마련이다. 의류 브랜드로 출발해서 IT기업, 건설업체를 포함해 계열사가 9개에 이른다. 전체 매출액도 1조원이 넘는다. 기업 경영은 정말 어렵다.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식들에게 기업 경영은 절대 맡기지 않을 생각이다.”

―평소 사회공헌 활동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요 활동 내용은.

“사업이 안정화한 1986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회공헌 활동을 해오고 있다. 3년 전 330억원 규모의 세정나눔재단을 설립해 소외계층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 활동에도 많은 후원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도 2014년 하반기 저소득 가정 학생 28명을 선발해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와 별도로 대학에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단체인 아너스 소사이어티에 2008년 부산지역에선 1호로 가입했다. 살아 있는 동안 나눔활동은 변치 않고 계속할 계획이다.”

대담=문준식 체육부장, 정리·사진=박병헌 선임기자

■박순호 한국선수단장은…

▲1946년 9월 경남 마산 출생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서강대·동아대 명예경영학 박사 ▲대한요트협회 회장(2013년∼) ▲주한 멕시코 명예영사 ▲동아비즈니스포럼 회장 ▲부산지법 민사조정위원회 부회장 ▲사회복지법인 세정나눔재단 이사장 ▲2006년 3월 제40회 납세자의 날 은탑산업훈장 수상 ▲2006년 11월 한국 최고브랜드대상 수상(인디안) ▲2011년 12월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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