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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빌라 살인사건' 피의자 검거에도 의문점 많아

입력 : 2014-08-01 20:35:28 수정 : 2014-08-01 20: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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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배경과 경위·단독범행 여부·아이 방치 기간 등 '포천 빌라 살인사건'의 피의자 이모(50·여)씨가 1일 체포돼 범행 일부를 시인했으나 범행 동기와 경위, 공범 존재 여부를 비롯한 많은 부분이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무엇보다 사망자 신원과 살해 시기 등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한 피의자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피의자 이모 여인이 공황 상태에서 횡설수설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진술의 일부 만을 믿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피의자 심리가 안정된 이후 신문을 본격화하는 한편 현장 및 주변 수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경찰은 추가 심문과 수사를 통해 시신으로 발견된 남편 박모(51)씨 및 이모(49)씨와 피의자와의 관계와 살해 경위, 단독 범행인지 등을 가려내야 한다.

또 이모 여인과 함께 체포된 스리랑카인의 역할은 무엇인지, 아이는 언제부터 방치됐으며 어떤 학대를 받았는지, 추가 범행은 없었는지 등도 수사당국이 풀어야 할 과제다.

◇ 피살 이모씨와 관계와 범행 동기 = 고무통 안에서 발견된 시신 2구의 신원은 경찰의 지문 대조 결과 이씨의 남편 박모(51)씨와 또 다른 한국 남성 이모 씨로 확인됐다.

당초 조사에서 피의자는 시신 중 한 구는 남편이고 다른 시신은 외국인 남성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지문 대조 결과 다른 시신의 신원은 49세인 한국 남성 이모씨로 확인돼 진술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살해된 이씨와의 관계,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또 살해된 이씨의 주소지인 남양주지역에 형사들을 보내 이씨의 소재가 언제까지 확인되는지와 범행 경위와 관련한 다른 단서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 이씨 남편 사인은 = 이씨는 시신 2구 중 고무통 위쪽에 있는 시신은 자신이 살해한 것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고무통 아래쪽에 있는 남편은 자신이 살해한 것이 아니라 자연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느 날 베란다에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고무통에 옮겨 담은 것이라고 얘기했다.

범행 시기와 남편이 숨진 시기에 대해서는 '깜빡깜빡'한다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상식적으로는 납득되지 않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피의자는 "(수사기관에서) 조사받게 될 일이 두려워 신고하지 않고 고무통 안에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시신의 부패가 심해 타살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추후 정밀 감식과 주변 수사 등을 통해 남편 박모씨가 숨진 경위를 정확히 밝혀내야 하는 상황이다.

◇ 공범은 없을까 = 범행 현장과 수법 등을 봤을 때 공범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씨는 "내가 원래 힘이 세다"며 단독 범행임을 주장하고 있다. 피의자는 한때 몸무게가 100kg 가까이 될 정도로 덩치가 컸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범행에 흉기를 사용한 흔적이 없고 스카프가 감겨 있는 점으로 미뤄 목을 조르고 얼굴을 랩으로 씌워 질식시키는 방식으로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여자 혼자 (비록 시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건장한 남자 두 명을 죽이고 시신을 높이 84cm, 지름 84cm나 되는 고무통에 넣고 또다른 시신을 그위에 올렸다는 것이다. .

또 무거운 고무통을 작은 방에 넣어 놓고 옮겼다는 얘기다.

그러나 수사 관계자들은 이런 일은 건장한 남자도 쉽지 않은 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단독범행이 아니라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또 피의자와 함께 있다가 체포된 스리랑카인의 역할은 무엇이며, 제3의 인물이 범행에 연루돼 있는지, 피의자가 저지른 다른 범행은 없는지 등도 규명해야 할 사항이다.

◇ 아이는 언제부터 방치 = 작은아들은 과연 이씨의 범행을 알고 있었을까, 또 언제부터 혼자 방치됐을까.

아이는 이씨가 직장에서 퇴근해 집으로 귀가하지 않던 날 저녁 갑자기 악을 쓰며 울어 자신의 위험상황을 외부에 알렸고, 이웃의 112 신고로 이어지게 했다.

아동보호기관을 통해 아이를 보호 중인 경찰은 각종 검사 결과 아이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혔지만, 아이가 언제부터 방치돼 며칠 동안 밥도 먹지 못한 것인지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또 주민들은 대략 20일 전부터 이씨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는데 아이는 홀로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뎌왔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어야 할 아이는 집에서만 지내면서 가끔 베란다에서 바깥 구경을 한 게 다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들어가 본 빌라 내부는 온갖 살림살이가 널브러진 쓰레기장 같았고, 고무통 안에서 썩어가는 시신 때문에 악취가 진동했다. 그 집 안에서 혼자 아이가 울고 있었다.

아이의 방치 경위와 학대 정도, 아동보호기관 등 당국이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했다면 좀 더 일찍 아이가 시신과 동거 상황에서 방치되는 상황을 끝낼 수 있었는지 등도 살펴볼 대목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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