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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에 눈멀어'···체중감량에 내몰린 성장기 선수들

입력 : 2014-08-01 14:01:15 수정 : 2014-08-01 1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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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부 여중생 땀복입은 채 반신욕하다 숨져
황당한 전남교육청…"체중 아니고 컨디션 조절 하려던 것"
전국대회 출전을 앞두고 체중 감량을 하던 유도부 여중생이 반신욕을 하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 체급경기 학생 선수들의 관리실태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남의 한 학교 유도장 사워실 욕조에서 반신욕을 하다가 호흡곤란을 일으켜 숨진 A(15·중2) 양은 48㎏급에 출전하려고 체중조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오는 4일부터 전남 영광에서 열리는 전국 남·여 중·고교 유도연맹전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기준 체중을 5㎏가량 넘긴 A양은 오는 7일 자신의 체급 경기를 앞두고 오전 6시부터 1시간가량 실내 훈련을 하고 곧바로 땀복을 입은 채 반신욕을 했다.

사인은 과칼륨혈증에 따른 심장정지로 검안 결과 밝혀졌다.

과칼륨혈증은 음식 섭취량이 적은 상황에서 심한 운동을 할 경우 혈소판이 파괴되면서 발생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설명을 들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체중감량은 유도, 레슬링, 복싱, 역도 등 체급경기 선수들에게 가장 큰 고통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다.

선수들은 통상 경기 열흘 전을 전후해 식사량을 줄이거나 사우나에서 땀을 빼는 방법 등으로 감량을 시작, 경기 당일 오전이나 전날의 계체량을 거친다. A양도 자신의 시합을 1주일 앞두고 사고를 당했다.

2003년 10월에는 전국체전을 앞둔 고교생 레슬링 선수가 땀복을 입고 운동장을 뛰다가 쓰러져 숨졌으며 1999년 4월에는 체중 감량을 하던 여고생 유도 선수가 숨졌다.

체중감량은 성장기 학생들에게 더 위험할 수 있지만, 더 나은 성적을 위한 감량은 필수라는게 체육계의 관행이다.

전남도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발육에 방해되지 않도록 선수의 체중에 맞춘 체급으로 출전하도록 매번 지도자 회의에서 강조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체중 조절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엄격한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인데도 교육 당국의 대처과정에는 발뺌만 있을 뿐 책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여중생이 숨진 학교를 관할하는 교육지원청의 한 관계자는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고 따뜻한 체온을 유지하려고 반신욕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을 하던 중이었지, 체중 조절을 하던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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