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13년 만에 또 디폴트

美 헤지펀드와 채무협상 결렬

아르헨티나가 13년 만에 다시 국가부도 사태에 처했다.

미국의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31일 0시(현지시간)를 기해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아르헨티나는 채무 이자인 5억3900만달러를 미국의 2개 헤지펀드 채권단에 상환하지 못해 200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디폴트를 맞았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게 될 파급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르헨티나 정부 대표단과 미국 헤지펀드 대표단은 이날 뉴욕에서 이틀째 채무 상환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S&P는 아르헨티나가 현재 2000억달러의 해외 채무를 떠안고 있으며 여기에는 채무 재조정액 300억달러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르헨티나 호르헤 카피타니치 대통령 실장은 31일 “디폴트에 빠지지 않았다”면서 채권단에게 “지난 6월30일 금지한 이자지급을 허용하도록 미국 법원에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현재의 경기부양책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악셀 키시요프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협상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헤지펀드 채권단을 ‘탐욕의 펀드’라고 비난하면서 아르헨티나 국민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는 협정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2개 채권단은 ‘NML 캐피털’과 ‘아우렐리우스 캐피털’이다.

아르헨티나 정부 대표단은 15억달러(약 1조5382억원) 규모의 채무 전액 상환을 요구하는 2개 헤지펀드 채권단과 지난 6월부터 협상을 벌여왔다. 미국 법원은 협상 타결 시한을 31일 0시로 못 박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아르헨티나 디폴트 영향이 “최소한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