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00억弗 달해 경제 파국
아르헨티나 정부는 그러나 채무 조정에 합의하지 않은 헤지펀드가 아르헨티나 부실 자산을 통해 거액의 차익을 남기려 한다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이들 헤지펀드와 상환 합의를 하면 2001년 디폴트 당시에 합의했던 채무 조정안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아르헨티나가 미국 헤지펀드 채무를 전액 상환할 경우 전체 채무 규모가 적게는 1200억달러, 많게는 5000억달러로 불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아르헨티나 경제의 파국을 의미한다. 디폴트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던 셈이다.
일각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이번 디폴트로 입게 될 고통이 예상보다 가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여년 동안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서 경제를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2001년에 비해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액은 2배 많고, 실업률은 19.2%에서 7.1%로 낮아졌다. 그렇지만 이번 사태로 아르헨티나 성장률이 1%포인트가량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듯하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기초가 튼튼하고 외환보유액도 넉넉하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665억5000만달러로 세계 7위 수준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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