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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정치연합, ‘국민 위한 정치’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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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31 23:58:56 수정 : 2014-07-31 23: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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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초상집 분위기다. ‘질 수 없는’ 7·30 재보선에서 15곳 중 4곳만 가까스로 건진 대참패를 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이 사실상 패배를 이어온 것은 2012년 4월 총선 이후 벌써 6번째다. 선거에서 지는 것이 몸에 밴 양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부실 내각인사 사태, 검경의 부실 수사 등 하나하나가 호재이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재보선 뚜껑을 연 결과 일패도지(一敗塗地)의 굴욕을 또 맛봤다. 정권 심판론이 무색하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어제 동반 사퇴했다. 김 대표는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졌다. 죄송하다”는 짤막한 사퇴의 변을 남겼다. 당 최고위원단도 총사퇴를 결정하고, 경기 수원 병에서 고배를 마신 손학규 상임고문은 아예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민심이 등을 돌린 제1야당의 참담한 모습이다. 새정치연합은 사태 수습을 위해 박영선 대표직무대행 체제로 비대위를 꾸려 당 재건에 나선다고 한다.

당을 재건하려면 패배의 원인부터 하나하나 따져 봐야 한다. 무엇이 패배를 불렀는가. ‘실패한 전략 공천’을 먼저 꼽지 않을 수 없다. 권은희 공천이야말로 자충수다. 서울 동작을, 광주 광산을의 전략공천은 당 이름까지 바꾸며 외친 ‘새 정치’와는 거리가 너무도 멀었다. 구태의연한 구시대적 행태였을 뿐이다. 당 이름만 새정치요, 내용이 그렇지 못하니 민심이 등을 돌린다. “권은희만 얻고 다 잃었다”는 자조의 말이 나오는 이유다. 나라와 국민을 어디로 이끌어갈지를 두고 고민한 흔적은 없이 정치공학에만 매달려 선거 때마다 추진한 단일화도 민심의 역풍을 맞았다. 단일화를 선거 승리의 만병통치약쯤으로 여기는 꼼수 정치가 제 발등을 찍은 꼴이다.

변함없는 구태 정치는 가장 큰 패배 요인이다. 민주당과 안철수 대표 측의 독자신당 세력은 지난 3월 합당해 당 간판까지 바꾸며 “새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국민 앞에 보여준 새 정치가 있었던가. 대안 없는 비판에 매달릴 뿐 혁신·정책·비전이 부재한 ‘3불(不) 정당’의 모습만 드러냈다. 수권 정당으로서의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니 세월호 참사에 기대어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가 되레 ‘민심의 심판’을 당한 것이다.

지도부 몇몇이 물러나는 것만으로 당이 달라질 리 없다. 근본 원인을 치유해야 한다. 구태를 벗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각오로 혁신하고 또 혁신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믿음을 되찾는 길이다. 새정치연합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이 국민을 위한 정치인지를 다시 깊이 생각해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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