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당선자는 지난 한 달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경찰에 사표를 제출하자마자 새정치연합 영입설이 나돌면서 여의도 정가의 이목을 집중시킨 권 당선자는 지난 10일 새정치연합 텃밭인 광산을에 전략공천을 받으며 사실상 국회로 적을 옮겼다. 그는 선거운동 막판에 남편 재산축소 신고 의혹으로 마음고생을 했으나 ‘신고 대상이 아니다’는 선관위의 결론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7·30 재보선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당선자가 30일 당선이 유력해지자 후보 사무실에서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
그러나 광산을의 낮은 투표율은 숙제로 남았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투표 마감 직후 집계된 광산을의 투표율(잠정)은 22.3%에 불과했다. 평균 투표율(32.9%)과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그만큼 유권자의 발길을 잡아끌 만한 요인이 없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10시 30분 개표를 완료한 결과 득표율은 60.6%를 기록해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정치권에선 이른바 ‘권은희 전략공천’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역풍으로 작용해 투표율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새정치연합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지도부는 책임론, 권 후보는 정통성 시비에 각각 휘말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산을 전체 선거인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표 중에서 과반 이상을 득표했다고 하더라도 당선자에게 지역의 대표성을 부여하기엔 논란이 있다는 지적이다.
권 당선자는 “국가와 정부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약속드린 것은 반드시 지키는 신뢰의 정치를 보여 드리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낮은 투표율과 관련해 “광산구민의 마음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며 “구민들이 다시 투표하고 싶도록 만드는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박세준·박영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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