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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권력기반 돈줄 죄기…서방·러 관계 악화일로

입력 : 2014-07-30 19:51:23 수정 : 2014-07-30 23: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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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러 전방위 제재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전방위 제재를 결행했다. 서방이 내놓은 추가 제재 조치에는 개인·기업에 대한 비자 제한이나 자산 동결을 넘어 에너지, 금융, 군수산업 등 러시아 핵심 산업을 포함하고 있다. 러시아 경제난이 가중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력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소련 해체로 냉전체제가 종식된 이후 서방과 러시아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와 경제교류가 많은 유럽의 피해도 만만치 않아 세계 경제에도 큰 파장을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푸틴 대통령의 돈줄 옥죈다


미국 언론은 이번 대러 제재조치가 에너지 부문을 직접 겨냥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EU는 셰일원유 개발과 심해 시추, 북극해 에너지탐사 기술지원을 금지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신규 에너지 개발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푸틴 대통령에게는 막대한 통치자금이 나오는 돈줄로 권력 기반이나 다름없다.

에너지 전문가인 마이클 레비는 뉴욕타임스에 “서구 기업의 에너지 관련 기술이 우위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제재는 러시아에 중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서구 대신) 중국 기업이 자본과 인력을 대더라도 기술만큼은 대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방의 이번 제재 결정에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생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이 크게 작용했다. 여객기 피격 사건 이후에도 러시아가 반군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그간 경제적 이유로 다른 목소리를 냈던 EU 회원국들 사이에 러시아를 제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러시아는 미국을 향한 날선 비판과 함께 EU 제재에 앞장선 폴란드에 대한 보복 제재에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30일 논평에서 “부문별 제재로까지 비화한 미국의 제재 압박은 미국에 불편한 독립적인 정책을 펴는 러시아에 보복을 가하려는 유일한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번 제재의 실질적 손실은 미국이 아주 심각하게 느낄만한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농산물감독청은 다음달 1일부터 폴란드산 채소와 과일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유럽 경제에 부메랑 될까

하지만 이번 제재는 유럽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유럽집행위원회(EC)는 러시아가 무역금지 등 보복조치를 취할 경우 EU가 올해 400억유로(약 55조원), 내년 500억유로 정도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EU의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0.3∼0.4%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러시아 에너지 개발에 거액을 투자한 서방의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지분 2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순익 중 10억달러를 로스네프트를 통해 거둬들인 만큼 러시아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년째 러시아 에너지 분야에 투자해온 미국의 엑손모빌도 타격이 예상된다. 로스네프트와 합작해 세계 곳곳에서 석유 및 천연가스 탐사를 벌이고 있는 엑손모빌은 당장 이번 여름 북극해에서 시작할 예정이던 석유시추 사업을 중단해야할 처지에 몰렸다.

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이던 EU가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제재 확대에 동참하겠다고 나섰지만 러시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푸틴의 장기적 목표가 우크라이나를 옛소련권 국가들의 군사·경제 연합체제로 끌어들이는 것인 만큼 당장의 경제적 손실을 괘념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희원 기자,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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