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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리뷰]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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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30 21:04:19 수정 : 2014-07-30 21: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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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석탄 수십년내 대부분 고갈
태양 에너지원 효율적 활용이 관건
우리의 일상적인 삶은 운동, 전기, 화석 등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언젠가 가용 에너지 자원의 고갈이 예상됨에 따라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찾는 인류의 도전은 21세기 최대의 글로벌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에너지 소비는 문명화된 사회의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에너지 문제는 범국가적 과제로 떠올라 각국은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효율적 생산·분배, 그리고 소비 절약에 국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9위의 에너지 소비국인 우리나라는 현재 석유와 석탄, 가스의 소비가 전체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며, 이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김승환 포스텍 교수·아태이론물리센터소장
하지만 석유·석탄·가스 등 화석에너지원은 지구상에서 유한한 자원으로서 수십년 내에 대부분 고갈될 것이며 이산화탄소 등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에 지속가능한 청정 에너지원의 확보와 효율적 활용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당면 과제이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는 태양광, 풍력, 수력, 생물자원, 지열, 조력 등 자연 상태에서 생성되는 재생에너지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조력과 지열을 제외한 대부분의 에너지원은 태양이다. 예를 들면 태양광이 지표면을 데워 대기층의 공기를 움직이면 바람이 생겨나고, 태양열로 증발한 수증기가 응축돼 비로 내리면 물이 흐르게 된다.

따라서 이들 에너지원은 근본적으로 태양계가 존재하는 한 지속된다. 가장 큰 관건은 이를 어떻게 우리가 쉽게 쓸 수 있는 형태의 에너지로서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전환, 저장, 활용하느냐는 것이며, 여기에 각국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199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스티븐 추는 이달 한국에서 개최된 융합심포지엄에서 “에너지 정책은 신재생 에너지에 집중투자하되, 원자력 및 화석에너지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흥미롭게도 물리학자로서 4년간 미국 오바마 정부의 에너지장관을 지내면서 신재생 에너지 R&D 투자 확대를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특히 그는 태양에너지에 주목해 “지난 30년간 태양광 발전단가의 급격한 하락으로 5∼6년 내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신재생 에너지 선도국인 독일의 프라운호프 연구소 발표에 의하면 “독일이 사상 처음으로 50% 이상 에너지를 태양광에서 얻었다”고 한다. 독일은 대규모 태양광단지를 조성하기보다 국민들이 각 주택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독일보다 날씨가 더 좋은 우리나라에서도 태양광 이용을 적극 추진할 만하다. 또한 삼면이 바다인 한국의 특성상 해상 풍력발전도 추진하면 조기에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몽상가들이 무한동력을 꿈꾸며 영구기관의 발명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는 열역학 제1법칙인 ‘에너지 보존의 물리법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지금도 언론에 간혹 회자되는 영구기관 주장은 대부분 그럴듯하게 사람들을 현혹하는 비과학적 에피소드이다. 이보다 더 과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꿈은 태양과 별의 에너지원인 수소의 핵융합반응을 이용해 ‘인공태양’을 만들려는 시도이다.

세계적으로 원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경제적이고 안전한 미래 에너지의 대안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추진이 탄력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형 초전도핵융합장치(KSTAR)의 성공적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이 꿈의 에너지원을 지구상에 구현하려는 G7(주요 7개국)의 도전에 동참하고 있다.

어떤 에너지 해법도 에너지 보존의 물리법칙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그리고 태양도 수십억년 뒤 언젠가 그 핵융합 연료를 다 소모하면 수명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스티븐 추의 예측처럼 “석기시대와 같이 석유의 시대는 석유 고갈이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 마감될 것”이다. 우리는 에너지 순환의 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재 가용한 에너지를 지혜롭게 활용하며 미래 에너지를 준비해야 한다.

김승환 포스텍 교수·아태이론물리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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