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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파워’ 美 영향력 쇠퇴… 지구촌 테러·분쟁·무력충돌 ‘얼룩’

입력 : 2014-07-30 06:00:00 수정 : 2016-06-30 10: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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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평화 새 시대를 연다] ① 분쟁 끊이지 않는 지구촌
올해는 ‘전지구적 갈등·분쟁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성싶다. 새해 벽두부터 이라크·시리아 내전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교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 등에 이르기까지 무력충돌이 꼬리를 물었다. 아프가니스탄·필리핀 등 아시아와 나이지리아·리비아 등 아프리카에서는 테러단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태국과 터키, 브라질 등 신흥경제국들의 반정부 시위 사태도 심상치 않다. 세계 패권싸움은 갈수록 격해지고 각국의 권력지형도 요동친다. 슈퍼파워 미국이 주도한 국제질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미국의 쇠퇴를 틈타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요 강대국 간 대립과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 신냉전구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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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다발적 분쟁으로 인명·경제 피해 급증

지구촌의 평화와 안전지대가 줄어들고 있다. 국제 비영리기구 경제·평화연구소(IEP)가 지난달 발표한 ‘세계평화지수(GPI) 2014’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162개국 평균 GPI는 2.06으로 전년(2.05)보다 다소 악화했다. GPI는 국내외 분쟁과 테러위협, 군비지출, 치안 정도 등 23개 지표에 대해 1∼5점을 매겨 계산하며 1에 가까울수록 더 평화로운 상태다. IEP는 특히 올해 보고서에선 2006년 이후 매해 인구 1인당 가중치를 둔 결과도 내놨다. 1인당 GPI는 7년 전 1.96에서 올해 2.20으로 12% 더 나빠졌다.

보고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점차 개선 추세를 보였던 세계 평화가 지난 7년간 크게 악화하고 있다면서 대표적 근거로 서남아시아·북아프리카 지역의 테러리즘과 동아시아·동유럽 지역의 국지적 분쟁, 세계적으로 5120만명을 넘는 국제 난민 증가를 지목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최대 불안요소다. 보고서는 대륙별 분석에서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주요 활동 무대인 남아시아(2.401)가 가장 불안하고 이어 중동·북아프리카(2.360), 러시아·동유럽(2.293),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2.269) 등의 순이라고 밝혔다.

분쟁이 잦으면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경제적 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마련이다. IEP는 지난해 세계 분쟁 여파로 직접적인 경제피해 및 지출된 군비 등이 전년보다 1790억달러 증가한 9조8160억달러(약 1경71조216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 같은 피해 규모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11.3%에 해당하며 세계 인구 1인당 비용으로는 1350달러에 이른다. 보고서는 “동시다발적 국제 분쟁 때문에 지난해 세계 경제가 0.4% 쪼그라들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군사대국을 꿈꾸는 중국·일본의 경쟁 무대인 동아시아가 최대 희생양이다. 한국은 2013년 국민 1인당 1720달러, 즉 GDP의 5.2%에 해당하는 858억9000만달러를, 북한 역시 102억500만달러(GDP의 25.5%)를 허비했다. 미국은 지난해 1조7130억달러(10.2%)를, 중국은 4968억달러(3.7%), 러시아는 2420억9500만달러(9.5%), 일본은 1027억9000만달러(2.2%)를 썼다. 스티브 킬렐리 IEP 회장은 “세계적인 테러리즘과 군비경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한탄했다.

◆‘슈퍼파워’ 미국에 대한 중국·러시아의 도전

국제 정치·안보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쟁 증가 요인으로 미국의 뚜렷한 영향력 약화를 꼽는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주요국제문제분석 2014 봄’ 보고서에서 “올해 국제정세는 폭발성 있는 위험요소가 상존하는 가운데 새로운 국제질서를 향한 중대한 변화의 갈림길에 서있다”고 전망했다. 동아시아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중, 중·일의 경쟁과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를 둘러싼 미·유럽연합(EU)과 러시아 간 각축, 국제 테러리즘의 진화 등으로 세계 질서가 일대 변곡점을 맞을 것이란 진단이다.

세계적인 정치리스크 컨설팅 기관인 유라시아그룹의 전망도 엇비슷하다. 유라시아그룹은 연초 발표한 ‘2014 최대 리스크들’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올해를 본격적인 ‘G0(제로)’ 시대 개막으로 규정했다. 2014년은 탈냉전 이후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며 ‘테러와의 전쟁’을 주도한 미국이 외교·안보 전략을 ‘소극적 개입주의’로 전환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기존 미국의 역할을 대체해가는 첫해라는 분석이다.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기고문에서 “올해 국제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지정학적 갈등의 확산”이라며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약해진 가운데 누구도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없는 힘의 공백기, 이른바 G0 시대가 전지구적 소요사태의 근본 요인”이라고 밝혔다.

브레머 회장은 미국이라는 슈퍼파워가 사라지면서 오늘날 아시아 국가들의 동·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러시아의 수정주의, 이슬람 분리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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