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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더이상 세계의 경찰 역할 맡아선 안돼”

입력 : 2014-07-30 06:00:00 수정 : 2014-07-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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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진스키 前 백악관 안보보좌관
“미국은 더 이상 독보적인 ‘세계의 경찰’ 역할을 맡을 수도, 맡아서도 안 됩니다.”

세계적인 외교 전략가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86·사진) 전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최근 미 외교전문 포린폴리시(FP)의 데이비드 로스코프 편집인과 대담에서 “국제정세가 역사상 유례없는 불안정의 시기로 돌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대한 소요와 분쟁, 불확실성이 난무한 오늘날 세계 현상은 1차적으로 미국의 리더십과 위기관리능력이 실종된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은 이미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지 오래다. 우크라이나 등 옛소련 국가를 향한 러시아의 팽창주의를 저지하고 17세기 유럽 종교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중동의 종교(이스라엘·팔레스타인)·종파(시리아·이라크 등) 분쟁을 해결하라는 요구는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 브레진스키는 “미국은 통제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지역(아프리카·아시아 등)을 관리하는 책임을 홀로 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서도 미·일안보조약을 들어 일본을 편드는 버락 오바마 정부가 패착을 두고 있다고 따끔하게 비판했다. 센카쿠분쟁 개입은 미국에 아무런 안보이득이 없으며 중국의 반발만을 불러일으킬 뿐이라는 것이다.

브레진스키는 미국이 중국을 위협적인 경쟁자가 아닌 대등한 동반자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중은 5세기 로마·비잔틴제국의 협력 관계를 따를 필요가 있다”면서 “G2는 주요 국제 현안에서 상호 협력해 세계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G2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독일과 냉전시대 미·소처럼 이념적으로 대립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안정적인 원유 수급과 대테러전 등 양국 간 공동 이해가 걸린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 협력하고 아시아에선 중국의 우위를, 유럽과 중남미에선 미국의 주도를 인정하자는 것. 그 밖의 현안은 미·중이 최대 이해 당사국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갈등과 분쟁해결을 유도하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브레진스키는 “‘G2+α’라는 21세기형 먼로독트린(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이 1823년 발표한 외교 원칙, 비동맹·비식민·불간섭주의)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이라며 “신먼로주의는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닌 반드시 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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