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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그윽한 이상향…한·중·일 산수화 한자리에

입력 : 2014-07-29 20:47:14 수정 : 2014-07-29 21: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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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9월28일까지 특별전
도원도 등 3국 명품 산수화 비교 기회
한·중·일 3국은 유교와 도교라는 공통된 정신적 유산을 공유하고 있다. 이런 정신적 지향성은 선비와 도인 정신으로 귀결됐다. 산 좋고 물 좋은 산수풍경에까지도 유교와 도교의 가치를 투영했다. 9월 2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산수화, 이상향을 꿈꾸다’전은 이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산수(山水)’는 동아시아 문화 속에서 높고 이상적인 정신세계를 상징했고, 인간이 덕을 기르고 평화와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장소로 인식되었다. 누구나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이상향의 대안적 세계였다. 중국의 절경이 이상화된 소상팔경(瀟湘八景)이 대표적 사례다. 소상팔경은 중국 호남성 동정호 일대의 빼어난 경관 여덟 장면을 말한다. ‘팔경’은 명승지들을 모아서 그리는 이른바 동아시아의 ‘팔경문화’를 양산했다. 소상팔경도가 동아시아 회화사에서 중시되는 이유다. 

창의적 구성과 간결한 표현이 돋보이는 문징명의 ‘산시청람’(소상팔경도 부분).
이번 전시에서는 중국 하규(夏珪)의 ‘산시청람(山市晴嵐)’이 소개된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품으로 가장 이른 시기의 소상팔경도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 명대를 대표하는 화가 문징명(文徵明)의 ‘소상팔경도’와 동기창(董其昌)의 초기 작품인 ‘연오팔경도(燕吳八景圖)’도 볼 수 있다. 중국 상해박물관에서 대여해 온 작품이다.

무이구곡도(武夷九曲圖)는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가 노닐던 중국 무이산 구곡계(九曲溪)의 자연경관을 그린 산수화다. 성리학이 정신적 이념이었던 조선에서도 성행했다. 전시에는 이성길의 ‘무이구곡도’ 등이 출품됐다.

선비들은 산수화에 자신들이 꿈꾼 사회상을 담기도 했다. 이인문의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는 유교의 이상국가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도가적 은거의 삶도 산수화에 표출됐다.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주제로 한 ‘귀거래도(歸去來圖)’는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품으로 작가미상이다.

도가가 추구했던 이상향인 낙원(도원)도 산수화의 중요한 주제다. 중국 청대의 화가 정운붕(丁雲鵬)의 ‘도원도’(중국 상해박물관 소장)와 조선의 마지막 화원 안중식의 ‘도원행주도(桃源行舟圖)’, 일본의 근대화가 도미오카 뎃사이(富岡鐵齋)의 ‘무릉도원도’(일본 교토국립박물관 소장)는 같은 시기 한·중·일의 도원도를 비교해 볼 수 있게 해준다. (02)2077-9499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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