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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위기 이후 개혁 미진… 재발 가능성”

입력 : 2014-07-28 22:13:54 수정 : 2014-07-28 22: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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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들고 고국 찾은 장하준 교수
“자꾸 금융이나 부동산 거품으로 경기를 살리려고 하는데, 이런 건 좀 자제하고 오히려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최근 저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부키)를 펴낸 장하준(51·사진)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근혜정부의 경제 규제 완화 움직임을 강력히 비판했다. 장 교수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같은 사태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며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의 개혁이 매우 미진합니다. 그래서 파생금융상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죠. 미국 주식시장만 해도 지금 엄청난 거품이 형성돼 있어요. 2008년 금융위기 직전보다 주가지수가 20% 높은데, 실제 경제는 그때보다 1%가량 컸을 뿐이죠. 금융위기는 곧 재발할 거예요. 물론 시점은 맞추기 어렵겠지만요.”

장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때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피해를 덜 본 이유로 엄격한 부동산 대출 규제를 들었다.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그때처럼 외부 자본 유출입을 막는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정부는 새로운 산업 육성을 통한 경제 도약 노력이 굉장히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투자도 많이 해야 하고 시장도 개척해야 하는데, 단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드니 자꾸 뒤로 미뤄 왔어요. 그러다 보니 현 정부도 단기적 경기부양에만 치우치고…. 물론 이런 조치가 필요하긴 하나, 장기적 부분을 함께 고민하고 찾으려는 움직임도 필요하다는 거죠.”

장 교수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질문에는 “자식 가진 부모로서 쉽게 말하기 어려운 가슴 아픈 사고”라며 “경제학자 입장에선 결국 무분별한 규제 완화와 그나마 있는 규제마저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정부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안전 문제에 대해선 규제를 강화하자는 최소한의 합의점이 형성된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걸 계기로 안전뿐만 아니라 금융도 규제가 너무 풀린 곳은 없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금융 규제 미비로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가 나는 건 아니지만, 길게 보면 금융위기 탓에 실업자가 대거 생겨 자살로까지 이어지잖아요.”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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