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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 '이석기 선처' 탄원서 제출 경위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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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27 15:39:42 수정 : 2014-07-27 15: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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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총무원장, 남궁성 교정원장, 김영주 총무도 탄원서 제출
염수정 추기경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최근 염수정 추기경이 내란음모 혐의를 받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맡은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경위와 탄원서 전문을 27일 밝혔다.

염 추기경외에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도 최근 서울고법 형사9부(이민걸 부장판사)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진보 성향의 단체가 아니라 각 종단을 대표하는 최고위 성직자들이 사회 이슈에 관해 이처럼 한목소리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염 추기경은 지난 3일 집무실로 찾아온 ‘내란음모구속자’ 가족들인 엄경희씨 등 5명과 1시간 넘게 면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천주교 신자들로 알려진다. 이 자리에서 구속자 가족들은 염 추기경에게 가족들의 고통스런 심경을 전하며 정중하게 탄원서를 요청했고, 염 추기경은 가족들에게 안수기도(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을 비는 기도)를 해주며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기도했다고 한다. 염 추기경은 면담 후 일주일만인 지난 10일 자필로 탄원서를 작성해 법원 측에 전달했다.

염 추기경은 탄원서에서 “예수님께서는 (죄 지은 자를)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 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 하셨다”며 “가톨릭이 오랜 역사를 통해 감옥에 갇힌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도움을 주었던 것은 이런 예수님의 가르침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로 한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가 자신의 4대독자인 아들과 아내와 어머니를 죽인 사람을 용서하고, 그가 극형에 처하지 않도록 탄원서를 내고 그의 회개를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우리 그리스도인은 미움 보다는 용서를 선택하고 하느님의 자비를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들은 많은 고통과 아픔을 지닌 한 자식의 어머니로 남편이 가정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며 “저는 법의 전문가가 아니라 뭐라 단언하여 말씀드릴 수 없지만 귀 재판부가 법의 원칙에 따라 바르고 공정한 재판을 해주시기를 기도하며, 동시에 그들이 우리 사회의 한 일원으로 화해와 통합, 평화와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청한다”고 간청했다.

한편, 자승 총무원장도 탄원서에서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어리석은 갈등으로 국력을 소진하기보다 서로 간의 이해와 포용이 허용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며 “소위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된 7명의 피고인들에게도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탄원서 제출자 명단에는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도법 조계종 결사본부장, 김근상 성공회 주교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피고인들의 가족은 1심 선고 후 로마 교황청을 방문해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피터 턱슨 추기경을 통해 이 사건 내용을 프란치스코 교황에 알렸고, 지난 5월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도 알현해 도움을 요청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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