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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균 "아버지 죽었는데 기분이 어떻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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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25 22:04:17 수정 : 2015-01-20 21: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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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도 없이 단절된 채 생활, 부친 사망 경찰에 전해 들어
유대균 측근 임대 빈 오피스텔, 최근 수도·전기료 급증에 의심

25일 저녁 붙잡힌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 대균(44)씨는 굳은 표정으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모와 자식 사이에 부모가 죽었는데 기분이 어떻겠냐”고 되물었다. 세간에 떠돌았던 밀항설에 대해선 부인하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함께 붙잡힌 도피 조력자 박수경(34)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물었다. 대균씨는 검거된 뒤 경찰로부터 부친 사망을 전해들었으며, “사실이냐”고 되물은 뒤 울먹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용인 오피스텔서 검거되기까지

유병언 부자 검거 총괄 TF팀은 그동안 유 회장 행적으로 미뤄 장남 대균씨도 구원파 신도보다는 수행원이나 가족, 친인척 등의 도피 조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던 중 수행원인 하모씨의 여동생 주소지와 휴대전화 요금 청구지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요금 청구지는 경기도 용인의 한 오피스텔 7층이었지만,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 조사 결과 해당 층에 내린 사람도 없었다. 빈집이었는데도 전기와 수도 계량기의 미터기가 돌아가고 있던 것이다. 경찰은 잠복 근무 끝에 이날 오후 오피스텔을 에워싸고 검거 작전에 들어갔다.

경찰은 대균씨를 잡기 위해 소방용 펌프차와 구급차, 사다리차를 동원하고 뛰어내릴 가능성에 대비해 에어매트까지 설치했다. 또 검거에 들어가기 직전 오피스텔 문을 두드렸으나 반응이 없자 열쇠업자를 불러 문을 강제로 열려고했다. 대균씨는 2시간여 동안 실랑이를 벌이다 문을 열고 나와 체포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균씨가 숨어 있던 오피스텔은 절반 복층 구조로 약 6평 크기로 알려졌다. 박씨는 경찰에서 “지난 4월 22일 차량으로 대균씨를 오피스텔에 내려주고 인근을 몇바퀴 배회한 뒤 들어가 함께 은신을 시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는 5만원권 현금 1500만원과 3600유로가 있었고, TV는 없었다. 노트북 1개와 휴대전화 1개도 발견됐지만 대균씨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그동한 휴대전화를 사용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밖에서 일어나는 세상일에 관심을 끊고 싶어 노트북도 쓰지 않았다”며 “주로 책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석달 넘게 칩거생활이 가능했던 것은 오피스텔을 빌려준 하씨가 오피스텔을 드나들며 먹을거리를 제공해왔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냉장고는 주스, 김치 등의 음식들로 채워져있었다. 방안 곳곳에는 내다버리지 못한 쓰레기 더미들이 쌓여있기도 했다.

대균씨가 붙잡힌 용인 오피스텔의 위치는 경기경찰청과 불과 4㎞ 정도, 관할 경찰서인 용인서부서와는 6㎞가량 떨어진 곳이어서 경찰은 ‘등잔 밑이 어두웠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균씨의 호화 괴짜생활

대균씨는 한때 촉망받는 조각가로 활동했다. 그에게는 아버지와 횡령·배임·조세포탈을 공모한 혐의로 현상금 1억원짜리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 미국에서 잠적한 동생 혁기(42)씨와 함께 계열사들의 지주회사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대주주다. 강남 한복판의 고급 레스토랑 ‘몬테크리스토’, 수천 점에 이른다는 고급시계 컬렉션, 벤틀리와 스타크래프트같은 수억원짜리 외제차 등 을 거느린 대균씨는 여유롭고 괴짜같은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운영하는 몬테크리스토와 프랑스계 고급 초콜릿 가게인 청담동 ‘드보브에갈레(Debauve et Gallais)’ 등지에 로댕의 진품을 비롯한 미술품과 골동품을 대거 들여다 놓아 수집가로 더 유명해졌다.

입 다문 '호위무사' 25일 검거된 유대균씨의 도피 조력자 박수경씨가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호위무사 박수경은 누구?

‘신 엄마’로 불리는 유 회장 측근 신명희씨 딸 박씨는 신씨의 지시를 받아 대균씨를 도우면서 도피시켜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태권도 유단자 출신으로 현재 자신의 지역에서 태권도협회 임원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와 대균씨의 ‘사적 관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유 회장 사망 소식을 알고 있었는지, 언제부터 같이 있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씨는 고개를 꼿꼿히 세운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박씨의 모친인 신씨는 이미 지난 2일 유씨 도피를 도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유씨 부자로 인해 신씨 모녀마저 인생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백소용·정선형 기자, 수원=김영석 기자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지난 5월 25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 전 회장이 밀항이나 정치적 망명을 시도하거나 정관계 로비나 비호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 내에는 지하터널이나 지하벙커가 없음이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되어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으로부터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청해진해운 회장이라고 할 수 없으며, 유 전 회장이 세월호 내부 증개축을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의 세모그룹은 1997년 부도 당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정 관리를 받았으며, 김혜경 씨 등 특정 개인이 유 전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한 사실이 없으며, 경기도 안성, 경북청송 제주도, 경북 봉화, 울릉도 등의 영농조합들은 유 전 회장 소유가 아닌 해당 조합원들의 소유이며, 유 전 회장은 ‘김혜경이 배신하면 구원파는 모두 망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그리고 국과수를 통해 유 전 회장의 사망 시점이 확인됨에 따라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도왔거나 ‘김엄마’와 ‘신엄마’가 도피 총괄 지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와 이를 확인하였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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