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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전쟁 치른 나라 중 참전용사 초청은 한국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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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26 06:00:00 수정 : 2014-07-26 08: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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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6·25전쟁 해외영웅’ 초청, 연합군 참전 용사·가족 109명 방한
“전쟁 치르며 美 흑인·백인 화합, 잊혀진 전쟁 되는 것 경계해야”
“밤새 교전을 한 뒤 살아남은 중공군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12시간 전까지만 해도 서로 죽이려고 총부리를 겨누었던 적들에게 아침에는 태연히 손을 흔드는 것, 그게 바로 전쟁이다.”

6·25전쟁 때 연합군으로 참여한 미국인 어윈 그린버그(82)의 회상이다. 그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61주년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6·25전쟁 이후 처음 한국에 왔다. 그를 비롯해 제임스 밴플리트 미8군 사령관의 외손자 조지프 매크리스천 2세(72)와 참전용사 47명 및 가족 등 모두 109명이 서울을 찾았다.

소감 밝히는 美 그린버그 27일 열리는 제61주년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 참석차 방한한 제임스 밴플리트 미8군 사령관의 외손자 조지프 매크리스천 2세(72·왼쪽)와 연합군으로 6·25에 참전한 미국인 어윈 그린버그(82)가 24일 서울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호텔에서 한국을 찾은 소감과 6·25전쟁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세계일보는 지난 24일 서울 그랜드앰배서더호텔에서 그린버그와 매크리스천을 만나 6·25전쟁에 대한 기억과 한국을 찾은 소회를 들어봤다.

그린버그는 “전쟁을 치른 나라 중 ‘당신들은 영웅’이라며 참전용사를 초청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이런 예우는 매우 놀랍고,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1952년 여름 부산항을 통해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6개월 훈련을 마친 20세의 병사였던 그는 20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최전방으로 향했다. 그해 겨울까지 수개월간 전선에서 중공군과 전투를 치렀다. 그린버그는 한국의 변화에 대해 놀라워했다. 그는 “전투 중에 산속으로만 다녀서 이곳에 도시가 있는 줄도 몰랐다”며 “서울의 빌딩 숲을 보니 한국인들이 무척 열심히 재건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매크리스천은 비록 6·25에 참전하지 않았지만 유엔군 지상군 사령관이었던 할아버지 밴플리트 장군을 통해서 한국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을 보면 자유의 중요함을 느끼게 된다”며 “한국은 자유시장경제가 국가를 얼마나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롤모델”이라고 평가했다.

6·25가 남긴 유산에 대해 두 사람은 모두 ‘화합’을 꼽았다. 그린버그는 “미국의 흑인과 백인이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운 첫 전쟁이 6·25”라며 “아이러니하게도 이 전쟁은 미국 내 흑백을 화합하게 했다”고 말했다. 6·25에 참전하기 전까지 미군에는 인종차별이 심했다고 한다. 매크리스천은 한국인이 미군에서 복무하는 제도인 ‘카투사’가 미군이 전투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모두 6·25가 잊혀진 전쟁이 되는 것을 경계했다. 6·25전쟁은 1·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 사이에 발발해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크게 각인되지 않은 전쟁이다. 특히 매크리스천은 “6·25에서 가장 많은 희생을 치른 것은 미군도 유엔군도 아닌 한국인이었다”며 “많은 희생을 치렀지만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희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미국에 매번 감사를 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인 스스로 전쟁에 대한 공을 자랑스럽게 여겨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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