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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만난 물소 세 친구는 우정 지켰을까요

입력 : 2014-07-25 20:16:29 수정 : 2014-07-25 20: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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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우화, 동화로
날카로운 풍자로 우정·협동의 가치 새삼 일깨워줘
몽세프 두이브 글/메 앙젤리 그림/성미경 옮김/분홍고래/1만2000원
사자와 세 마리 물소/몽세프 두이브 글/메 앙젤리 그림/성미경 옮김/분홍고래/1만2000원


아랍에서 전해 내려오는 우화를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로 만들었다. 세월의 지혜를 담은 우화답게 단순한 이야기 속에서 날카로운 풍자와 교훈이 돋보인다. 아이용 책답지 않게 이야기는 어둡고 슬프게 끝맺는다. 하양, 노랑, 검정 세 가지 색으로 만든 판화 그림이 곁들여졌다. 그림은 강렬하고 초현실적이면서 어딘지 관조적이다. 지난해 프랑스 최고 일러스트상을 받은 메 앙젤리가 그림을 담당했다.

산골짜기에 하얀 물소, 검은 물소, 노란 물소 세 마리가 살고 있다. 심심한 셋은 세상 구경에 나선다. 모험길에 자칼 무리를 만난 물소들은 힘을 합쳐 물리친다. 물소들은 “우리가 힘을 합치면 무엇이든 물리칠 수 있다”며 “영원히 함께하자”고 의기양양해한다.

다시 길을 떠난 물소들은 사자가 다스리는 초원에 도착한다. 멋진 곳이었다. 물소들이 초원을 만끽하는 동안 사자는 어떤 물소부터 잡아먹을까 궁리한다. 세 마리를 한꺼번에 상대하기는 힘들었다.

사자는 노랑·검정 물소를 꾀어낸다. “너희 친구가 너무 하얘서 밤에 멀리서도 잘 보이니 없애자”고 제안한다. 이 때만 해도 두 물소는 우정을 소중히 여겼다. “우리는 친구”라며 하얀 물소에게 달려가 진흙탕에 구르게 했다. 그러나 비가 내렸다. 다시 친구가 하얗게 변하자 두 물소는 친구를 포기했다. 처음에는 우정을 앞세웠지만 사자의 발톱 앞에서 자기 안위를 먼저 챙긴 셈이다. 이튿날 두 물소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다시 배가 고파진 사자는 검은 물소를 부추겼다. 다들 노란 물소를 좋아하고 검은 물소를 불길하게 여긴다며 질투심을 자극했다. 사자의 간계는 먹혀들었다. 검은 물소는 한치 앞을 보지 못했다. 노란 물소도 결국 사자의 밥이 됐다.

‘사자와 세 마리 물소’는 약육강식의 경쟁사회에서 협력과 공존의 중요성을 촌철살인으로 전한다.
분홍고래 제공
홀로 남은 검은 물소는 자신을 정당화했다. 강자들과 어울리려면 가끔 희생도 필요하다며 사자 왕의 보호를 받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어느 날 검은 물소의 목에 사자의 입김이 느껴졌다. 검은 물소가 먹힐 차례였다. 그제서야 검은 물소는 “난 너무 비겁했다”고 고백한다. 사자와 물소의 우화는 경쟁과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사회일수록 협동과 우정이 중요함을 촌철살인으로 일깨운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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