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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 자살? 타살? ‘유병언 死因' 물음표 그대로

입력 : 2014-07-25 14:03:47 수정 : 2014-07-25 17: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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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시신이 유병언씨 인것은 틀림없지만 사인은 알 수 없다"고 했다. 또 "지금 자세(발견 당시)가 사망할 당시의 자세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분원에서 열린 정밀부검 결과 브리핑에서 서 원장은 "독극물 분석과 질식사, 지병, 외력에 의한 사망 여부 등을 분석했으나 부패가 심해 사망 원인을 판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 원장과의 일문일답.

- 사망 시점은 추정이 안 되나.

▲ 현재로서는 사망 시점 확인이 불가능하다. 부패는 세균이 얼마나 증식할 수 있는지, 즉 습도와 온도가 결정적인데 이는 같은 장소 같은 계절이라도 매번 다르다.

따라서 어느 정도 부패가 된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굉장히 어렵다. 간접적으로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로 알아내는 방법도 있지만 이 역시 발견 당시 구더기 등에 의해 부패가 돼 있어 알아내지 못했다. 사진상으로 10∼15일이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보다 오래되지는 않았다.

- 간에서 알코올이 미량 검출됐는데 술을 마셨는가.

▲ 검출량이 일반 시신에서 발견되는 간 알코올 양보다 적다. 이것만으로 유씨가 음주를 했는지는 알 수 없으며 숨질 당시 알코올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

- 형 유병일 씨와 유전자 대조는 어떻게 했나.

▲ 유병언 전 회장의 형(유병일)이 검찰에 구속됐기 때문에 검찰 관계자가 구강에서 세포를 채취, 유전자 지도를 확보했다. 수사 공조에 의해 그 데이터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달 현장 침대에서 발견된 체액을 우리에게 보여줬다. 체액을 검사했더니 병일 씨와 같지는 않지만 상당히 유사했다. 특히 Y 염색체는 부계를 통해 내려오는데 그것이 같았다. 미토콘드리아 안에 있는 모계 유전자도 검사했더니 같았다. 부계와 모계가 같다는 것은 결국 형제라는 것이다. 또 금수원에서 수거된 면도기 등에서 동일한 유전자를 발견했다.

- 머리와 목 부분이 백골화된 이유는.

▲ 사람이 부패가 되면 세균이 사람 몸의 단백질을 분해해 가스를 만들어 낸다. 이 가스가 옷이 없는 얼굴이나 목 부분에 먼저 침투하게 된다. 또 구더기가 코나 입을 통해 침투해 장기를 훼손시키기도 한다.

- 시신이 반듯하게 누워 있는 이유는.

▲ 법의학 전문가로 말하자면 돌아가셨을 때의 자세가 지금 자세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변사자의 자세는 사망 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현장 사진만 보고 말하는 것은 난센스다.

- 목이 떨어져 나간 이유는.

▲ 목이 떨어져 나간 것이 아니라 발견 당시에도 동물에 의해 약간 분리가 돼 있었다. 처음에는 경추뼈 7개가 다 (국과수에) 오지 않기도 했다.

- 추가 감정 예정.

▲ 의복을 자연 상태에서 건조해 감정할 예정이다.

- 시신 인계 계획은.

▲ 이 부분은 우리 관할 사항이 아니라 수사 기관이 할 일이다. 우리는 부검이 끝나면 경찰에 넘기지만, 현재 시신을 둘 곳이 마땅치 않아 장소를 빌려준 것이다.

-감정 결과를 두고 일부에서는 유씨 시신 발견 현장을 토대로 저체온사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감정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자 브리핑에 참석한 법의학회 소속 강신몽 가톨릭대 교수는 "유씨가 발견된 현장은 저체온사에 아주 합당한 현장으로 보인다"며 "고령인데다 허기진 상태, 비가 내려 기온이 낮아진 상태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사망에 이르지 않았겠느냐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가지 가능성일수는 있지만 감정되지 않은 사실을 계속 말씀드리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

- 독극물이 검출 안 됐다. 체내나 증거물에서 녹아 없어졌을 가능성은 없는지.

▲상대적으로 남아 있는 부분이 많은 폐, 간, 근육에 대해 분석을 실시했지만 검출되지 않았다. 사망을 하려면 폐나 간 같은 체내 장기에 독극물이 흡수가 돼야 하는데 검출되지 않은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본 셈이다.

-분석 결과를 공개한 이유는

▲수사기관뿐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도 정확히 결과를 알아야한다고 생각했기에 직원들과 상의 후 충분한 고민을 거쳐 공개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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