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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 정상 줄줄이 집에 부르는 피델의 '카리스마'

입력 : 2014-07-24 08:02:10 수정 : 2014-07-24 0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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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한 '자택 외교'…건강악화 '불식' 88세 생일을 열흘 앞둔 '쿠바 혁명의 아버지'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의욕적인 '자택 외교'를 펼치고 있다.

그는 올해 들어 쿠바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중남미 각국 정상 등을 수도 아바나의 자택으로 불러들였다.

작년 이전부터 건강 악화설이 돌았지만 이처럼 왕성한 행보는 그러한 소문을 불식시킬만해 보인다.

피델 카스트로는 22일(현지시간) 중남미 순방의 마지막 국으로 쿠바를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반갑게 맞아 양국의 유대를 확인하고 다양한 국제현안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는 시 주석으로부터 자신의 얼굴을 새긴 흉상을 선물받았다.

또 시 주석이 4년전 부주석 신분으로 자신을 찾았을 때 선물했던 뽕나무 등의 종자를 심어 정원에 울창하게 자란 모습을 구경시켜주기도 했다.

특히 카스트로 전 의장의 아들인 알렉스가 촬영해 공개한 회동 사진에는 그가 일어서서 시 주석과 포옹하는 모습이나 선 채로 흉상을 구경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자택을 찾았을 때도 카스트로 전 의장은 서서 맞이하는 모습이 사진에 실렸다.

지난 1월 아바나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 기간 반 총장을 포함한 중남미 정상들과 만날 때 의자에 앉아있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카스트로 전 의장은 반 총장,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1주일간 10명 안팎의 정상들과 '자택 회담'을 나눴다.

반 총장은 카스트로 전 의장을 만난 뒤 "정신적으로 기민하고 육체적으로 강해 보였다"며 국제현안을 꿰뚫고 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을 만난 일부 나라의 정상은 그가 각국 정세를 포함해 지역 간 분쟁, 경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현안을 파악하고 있는 것에 놀란다.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그의 집 안에는 국제 뉴스를 수시로 접하는 TV 모니터가 여러 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동안 '산소통에 의지한 채 누워 있다'는 등 소문이 돌았으나 1월초 아바나 시내 미술관 개관 행사에 등장해 작품을 감상하고 일반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9개월 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이후 쿠바를 방문하는 정상들을 자택에서 만나는 등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의장을 측면 지원하는 외교 활동이 언론에 수시로 실리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이 한창일 때는 아르헨티나의 신·구세대 축구 영웅인 디에고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를 극찬하는 공개편지를 썼다.

또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논평을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실기도 했다.

1959년 혁명정권을 수립한 뒤 쿠바를 통치하다가 2006년 장 출혈에 따른 건강 악화로 동생에게 권좌를 넘긴 피델 카스트로는 내달 13일 88세 생일을 맞는다.

노령의 나이지만 '혁명의 전설'이자 쿠바인들의 정신적인 지주로 그의 카리스마는 여전히 굳건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작년 그의 생일 때 수도 아바나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음악회와 출판 기념회가 열리기도 했다.

중남미 반미의 또 다른 상징적인 인물로 유대가 돈독했던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반미의 표상으로 존재가치를 드러내는 피델 카스트로가 언제까지 활동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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