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일 만에 마지막 시신 수습 한국에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20여일 전인 지난 3월22일 미국에서는 사상 최악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워싱턴주 오소 지역의 뒷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49가구 마을이 최고 7m 깊이의 진흙더미에 파묻혔다. 한적한 산골마을이 순식간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2.6㎢에 이르는 거대한 황무지로 변했다. 주민 43명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사고였다. 사고 발생 122일 만인 22일(현지시간) 마지막 실종자 시신이 수습됐다.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구조 노력이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레걸브러지 부부의 생전 다정한 한때. |
마지막으로 남은 희생자가 레걸브러지였다. 수색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사진과 책, 반지 등 온갖 물건이 매일 50여개씩 발굴됐다. 그리고 2주 전에 레걸브러지의 집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유류품을 찾아냈다. 수색팀은 이를 근거로 주변을 꼼꼼히 뒤져 이날 드디어 차고로 추정되는 곳의 진흙더미 속에서 레걸브러지를 발견해 친척들에 의해 신원을 확인받았다. 사고 당시 5명의 자녀는 군 복무와 대학 재학 등으로 집을 떠나 있어 화를 면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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