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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 2명 방미…"죽을 때까지 증언할 것"

입력 : 2014-07-23 09:39:13 수정 : 2014-07-23 09: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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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LA연방법원 앞서 간담회…"日, 우리 사라지길 기다려"
日정부에 사과·보상 요구…"美정부 도움 죽어서도 감사"
"일본 정부는 우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죽어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있을 때 반드시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고 명예를 회복할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참상을 증언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옥선(87)·강일출(86) 할머니는 2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시내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법 앞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결연한 표정으로 이같이 밝혔다.

두 할머니가 연방지법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일본계 주민들이 만든 '역사의 진실을 요구하는 세계 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2월 이 법원에 글렌데일시의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부산 출신의 이 할머니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다.

그는 15세 때 중국으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로 고초를 겪었으며 해방 후에도 중국에 머물다가 2000년 6월 58년 만에 귀국해 나눔의 집에 거주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철모르는 어린애를 데려다 끔찍한 짓을 한 일본으로부터 꼭 항복을 받아낼 것"이라며 "미국 정부와 시민들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관심을 많이 보여주고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우리가 모두 없어지기를 기다린다"면서 "우리는 죽을 때까지 돌아다니며 증언할 것이며, 여기 미국까지 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할머니는 "역사 문제를 알리기 위해 왔다"고 운을 떼면서 "지금 말을 하고 있지만 내 맘 속에서는 여전히 눈물이 흐르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도 어렸을 적 일본군에 의해 중국 동북부 쪽으로 끌려가 중국에서 살다가 2000년 이 할머니와 함께 귀국했다.

강 할머니는 "귀국해보니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고, 오빠들은 물론 나이 많은 조카들도 이미 세상을 떠났다"면서 "참으로 말할 수 없는 암담한 처지가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미국 방문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여전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오리발을 내밀고 나쁜 짓을 한 데 대해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방미 기간에 내가 아는 대로 (일본군 위안부 참상에 대해) 증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정부와 국민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도와준 데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살아서는 물론이고 죽어서도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할머니는 다음 달 6일까지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DC, 뉴욕 등을 잇달아 방문해 위안부 피해 참상을 증언할 예정이다.

할머니들의 미국 방문은 연방 하원의 '위안부 결의'(HR121) 채택 7주년, 글렌데일시의 '위안부의 날'(Comport Women Day) 선포 3주년,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 1주년에 맞춰 이뤄졌다.

할머니들은 29일까지인 로스앤젤레스 방문 기간에 글렌데일시(市)를 찾아 시립 중앙도서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보고 글렌데일시가 여는 '위안부의 날'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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