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檢 “김형식, 정치생명 위협에 청부살해”

입력 : 2014-07-22 19:47:35 수정 : 2014-07-22 23:50:4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재력가 살인교사 혐의 김씨 구속기소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비리가 드러날까 두려워 수천억원대 자산가를 청부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식 서울시의회 의원이 구속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경규)는 22일 재력가 송모(67)씨를 청부살해한 혐의(살인교사)로 김 의원을, 김 의원의 사주를 받아 송씨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로 공범 팽모(44)씨를 각각 구속 기소했다.

22일 서울 신정동 남부지검에서 이상호 차장검사(오른쪽)와 최경규 부장검사가 숨진 재력가 송모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매일기록부를 들고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검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송씨에게서 현금 5억2000만원과 수천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았지만 송씨가 이를 폭로할까 두려워 청부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팽씨는 2년여간 김 의원의 살인 지시 압박이 계속되자 지난 3월3일 송씨를 전기충격기로 쓰러뜨린 뒤 둔기로 수십 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다.

검찰 조사 결과 서울시 도시계획관리위원으로 활동하던 김 의원은 송씨가 내발산동의 건물을 관광호텔로 증축하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제3종 일반주거지역인 인근 지역을 개발에 제한이 없는 상업지역으로 변경해주겠다며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김 의원은 토지 용도 변경이 불가능해지고 송씨의 압박이 심해지자 송씨의 폭로로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끝이 날 것을 염려해 2012년부터 청부살해를 계획했다.

검찰은 김 의원이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송씨와 일면식이 없던 팽씨에게 범행을 사주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각종 송사에 휘말려 원한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에 현장에 증거를 남기지만 않으면 팽씨가 용의선상에 오를 일이 없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팽씨에게 ‘송씨는 악독하게 돈을 번, 벌레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끊임없이 주지시키며 범행 방법과 폐쇄회로(CC)TV의 위치 등을 상세하게 알려줬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살인 대가로 7000만원의 채무 변제를 약속하고, 범행이 발각되면 팽씨의 가족들을 책임진다며 팽씨를 안심시켰다.

김 의원은 팽씨의 범행 사흘 뒤 자신의 차량에 태워 팽씨를 인천국제공항에 데려다 주며 중국으로 도망가도록 했지만 경찰은 팽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인터폴에 수배, 지난 5월 중국에서 붙잡았다.

팽씨는 중국에 도주하면서 김 의원에게 ‘만약 뽀록나면(들통이 나면) 넌 빠지는 거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행이 발각되면 혼자 죄를 뒤집어쓰려 했지만, 김 의원이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자살을 종용하자 배신감을 느껴 사건 전말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팽씨는 구속된 후 경찰서 유치장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라’는 내용의 쪽지를 보낸 김 의원에게 ‘내가 중국 공안에 잡혀서 구류소에 있을 때 (너의) 첫마디는 탈출과 자살이었다. 통화하면서 한번도 내 걱정 해준 적 없다’, ‘진짜 네가 나를 친구로 생각한다면 다 내려놓고 선처를 바라자’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또 검찰은 김 의원과 팽씨의 휴대전화 기록을 복원해 두 사람이 범행 전날과 당일 35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것을 확인했다. 팽씨가 지난해 9월 김 의원에 ‘오늘 안 되면 내일 할 거고 내일 안 되면 모레 할 거고 어떻게든 할 거니까 초조해 하지 말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밝혀냈다.

김 의원은 팽씨와 연락할 때만 사용하는 타인 명의 선불폰(대포폰)을 소지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팽씨가 지난해 11월 김 의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김 의원은 ‘다시는 문자 남기지 말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검찰은 김 의원이 문자메시지는 기록이 남지만 카카오톡 메시지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서버에서 삭제된다는 점을 알고 이 같은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