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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여야 ‘재산 축소신고 의혹’ 아전인수 해석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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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22 20:04:15 수정 : 2014-07-23 00: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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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오래간만에 ‘비슷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 처리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양당에서 재산 허위·축소 신고 의혹이 제기된 후보자를 대변하는 모습이 판박이다. 정리하자면 “우리 후보는 문제가 없고, 상대 후보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이보다 더 맞아떨어질 수가 없다.

7·30 재보선 경기 수원병(팔달)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는 지난해 자신이 보유한 논을 지목 변경해 건물 매매까지 했으나 이를 신고하지 않고 누락했다는, 광주 광산을의 새정치연합 권은희 후보는 남편이 대표이사로 있는 부동산 매매업체가 실거래가 수십억원 상당의 상가와 오피스텔 등을 소유한 것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영준 정치부 기자
22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됐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권 후보 의혹에 대해 “사실상 소유하면서도 소유하지 않는 양 그렇게 표시한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고, 김 후보 의혹에 대해서는 “공시지가로 신고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상 정해진 법규이고 또 그렇게밖에 신고할 수 없다”고 감쌌다.

연이어 라디오에 출연한 새정치연합 송호철 전략기획위원장은 “공직선거법상 비상장법인의 경우에는 액면가로 신고하게 돼 있다”며 권 후보를 감싸고, 김 후보에 대해선 “확인 결과 당선 목적의 중대한 허위 축소 신고라고 하면 당선 무효형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공직선거법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는 꼴이다. 두 당의 이 같은 이중적 태도가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여야 의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의 재산 형성 과정을 캐물으며 호통치던 것이 불과 며칠 전이다. 자기 당 후보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도 모자랄 판에 하나같이 자기 후보 감싸기에 급급한 태도도 한심하다. 두 당은 사실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자당 후보의 의혹이 제기된 자체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먼저다.

박영 준 정치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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