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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내수부진··· "휴가 가라" 고육지책

입력 : 2014-07-22 20:41:52 수정 : 2014-07-22 23: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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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등 유통업체 매출 하락
신용카드 사용실적 역대 최저치
“휴가를 적절히 활용해 재충전하는 기회를 갖도록 당부드립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1일 처음 주재한 확대간부회의에서 한 말이다.

표면상으로는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에게 휴가로 재충전할 시간을 주는 모습이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극심한 내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의 하나다.

세월호 참사 이후 내수가 침체되자 업무 때문에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직원들에게 국내 휴가를 갈 것을 적극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업들도 마찬가지이다. 국내에서 휴가 보내기 캠페인이 민·관 곳곳에서 본격화하고 있다.

◆회복되지 않는 내수경기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 동월대비 3.4% 감소했다. 올 들어 2월부터 전년 동기에 비해 줄곧 감소하다 5월 연휴 효과로 0.8% 반짝 증가했지만 다시 줄어든 것이다. 할인점 매출액 역시 지난달 작년 동기에 비해 5.8%나 줄어들었다.

카드 소비 역시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여신금융협회가 카드 승인실적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체크카드 1건당 평균 결제금액은 2만4910원으로, 2만5000원 선이 붕괴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또 개인들이 국내에서 물품이나 서비스 소비에 쓴 신용카드 승인액이 5월 30조5469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1.6% 감소했다. 신용카드 승인액은 세월호 참사로 4월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한 뒤 두 달 연속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오는 24일 발표할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통계에서 민간 소비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전기 대비로 볼 때 작년 3분기를 정점으로 둔화해 온 민간소비 증가율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더욱 악화됐을 것”이라며 “2분기 민간소비 수치는 상당히 나쁘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민·관, “국내로 휴가가세요.”

침체에 빠진 내수가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부처와 민간기업에서는 직원들에게 국내 휴가를 권유하고 나섰다. 휴가지에서 돈을 쓰게 해 조금이라도 내수를 부양하겠다는 것이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내수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은 만큼 업무에 차질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휴가를 가라”고 지시했다. 국토교통부도 서승환 장관이 지난 21일 간부회의에서 “직원들이 휴가를 충분히 가서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국내로 휴가를 가 달라고 독려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내수 차원뿐 아니라 휴가를 충분히 써야 지쳤던 몸을 치유할 수 있다”면서 “한국은행 직원들에게도 일주일씩 휴가를 쓰라고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내수를 살리기 위해 국내에서 휴가 보내기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삼성그룹은 사내 매체인 ‘미디어삼성’에 국내 여행지 추천 코너와 여행 후기 등을 올려 국내 여행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다음달 4∼8일 전 사업장이 휴가에 들어가는 현대·기아차는 국내 주요 해수욕장과 캠프장에 하계휴양소를 마련해 임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집중휴가제를 실시하는 현대중공업은 8월 4∼14일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15일 광복절과 앞뒤 주말을 더해 최장 16일을 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도 ‘하계휴가 국내에서 보내기’ 캠페인에 돌입했다.

김기동·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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