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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반군, 희생자 시신 협상무기화 움직임

관련이슈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입력 : 2014-07-21 20:10:19 수정 : 2014-07-22 01: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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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247구 냉동열차로 옮겨··· 안치소·현장 조사팀 접근 막아
국제사회 “시신을 인질로” 비난
우크라이나 반군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편명 MH17) 희생자들 시신을 협상무기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친러시아 반군은 말레이기 피격 사건 발생 닷새째인 21일(현지시간)에도 국제조사팀의 추락 현장 방문 및 수습한 시신에 대한 접근을 막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반군이 ‘시신을 인질로 잡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MH17편 탑승자 298명 가운데 21일까지 수습된 시신은 최소 272구다. 우크라이나 비상사태부 공보실은 이날 “시신 272구와 훼손된 신체 다수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반군은 여객기가 추락 현장인 도네츠크주 그라보보에서 수습한 시신들을 약 15㎞ 떨어진 토레즈로 옮겨 5량짜리 회색 냉동열차에 안치했다.

도네츠크 반군세력은 국제조사팀의 현장조사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추락현장은 물론 시신 안치소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회수한 블랙박스와 시신의 구체적인 인계 시점, 장소도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고로 가장 많은 희생자(193명)를 낸 네덜란드의 항공안전·법의학 전문가들은 이날 현장에 도착, 수시간 내에 시신을 옮길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시신을 안치한 열차는 이날 우크라이나정부 통제하에 있는 카르키프로 출발했다.

네덜란드·말레이시아·미국·영국은 이번 사고 조사를 위해 합동조사단을 꾸렸으나 도네츠크 주변의 정부군-반군 간 교전으로 사고현장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추락현장 반경 40km 지역에서 반군 진압작전을 중단하라고 정부군에 지시했다.

추락현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급파한 200명의 구호요원과 토레즈 광부 등으로 구성된 8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변변한 장비를 갖추지 못해 맨손으로 땅을 파헤치는 실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또 반군이 희생자 유품 및 여객기 파편을 모처로 옮기고 있고 근처엔 여우들까지 얼씬거리고 있어 증거·시신 유실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반군이 회수한 MH17편 블랙박스 인계를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반군 지도자인 세르게이 카프타라제는 “블랙박스를 사건과 이해관계가 없는 국제전문가단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보로다이 주총리는 “블랙박스로 보이는 여객기 잔해가 공화국 정부 건물에 보관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여객기 추락은 지대공 미사일에 피격됐기 때문이라며 운항 정보 및 조종실 대화 등이 담긴 블랙박스는 누가 미사일을 쐈는지를 밝히는 데는 별 도움이 못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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