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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장 검거 총체적 부실…구호만 '전투형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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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15 19:23:45 수정 : 2014-07-15 22: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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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소초원들 장난·무시에 임병장 심한 스트레스 받아”
초동조치 미흡에 43시간 도주, 軍 작전현장 전술적 잘못 확인
지난달 21일 발생한 강원도 22사단 GOP(일반전초) 총기 난사 사건의 원인도 결국은 2011년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 때처럼 ‘집단 따돌림’으로 귀결됐다. 이번 사건에서는 주범인 임모 병장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이 외쳐온 ‘전투형 군대’가 구호에 그쳤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범행동기는 집단 따돌림

군은 15일 이번 사건을 임 병장의 계획적인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리며 범행 동기로 ‘집단 스트레스’를 거론했다. 육군본부 헌병실장 선종출 준장은 이날 총기 사건 조사결과 발표에서 “순찰 일지에는 소초원들의 특성을 묘사한 67개의 캐리커처 형식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 중 16개가 임 병장을 빗댄 그림이었다”며 “엉뚱하고 어수룩한 캐릭터의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임 병장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라면전사’ 등이 그려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동료 소초원들은 사소한 장난으로 치부한 반면, 임 병장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소초원 6명은 임 병장을 희롱하고 별명을 부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분대의 후임인 상병 2명은 임 병장에게 경례를 하지 않았고, 부소초장인 이모 중사는 임 병장의 머리를 툭툭 친 것으로 파악됐다.

육군 중앙수사단장인 임석현 대령은 “이 중사가 병사들 앞에서 임 병장을 힘이 없다고 놀리고 싫어하는 별명을 부른 행위 등도 일부 확인돼 지금 형사조치 중에 있다”며 “때린 이 중사는 장난이었지만 맞은 임 병장은 고통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사는 임 병장 측이 지난 9일 ‘모욕’ 등의 혐의로 고소해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임 병장의 정신적 상태도 사건의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됐다. 육군 22사단의 의뢰를 받은 군의 한 심리전문가는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스스로 관계 형성을 꺼리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검거작전은 총체적 부실

이상훈(해병 소장) 국방전비태세검열단장은 이날 검열 활동 결과를 발표하며 “(임 병장 검거) 작전 현장에서 개인과 소부대의 전술적 잘못이 확인됐다”면서 “그 잘못에 대해 사안의 경중을 고려해 엄중하게 신상필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소장은 “인접 소초 순찰자가 사건이 벌어진 10여분 후 ‘거동 수상자’(임 병장)를 발견하고 수하(암구호)를 하는 중 바로 도주했다”면서 “해당 소초에서 접촉 사실을 상급부대까지 신속하게 보고하지 않아 추가적인 대응조치를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초동조치 미흡으로 임 병장은 이후 43시간에 걸친 도주행각을 이어갔다.

육군본부 헌병실장 선종출 준장(왼쪽)이 15일 서울 용산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 합동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범인인 임모 병장은 일부 간부와 동료 병사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남제현 기자
검거 작전도 엉망이었다. 수색병력은 임 병장과 6차례나 접촉했지만 임 병장 검거에는 실패했다. 오히려 수색 병력 사이 3차례 오인사격이 이뤄져 소대장 1명과 병사 1명이 부상했다. 임 병장은 탈영한 이후 자살 시도 전까지 단 한 발도 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GOP 소초장은 사건 발생 전 근무시간임에도 소초장실에서 잠이 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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