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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땅 여행 오세요”… 北, 관광객 유치 ‘달러벌이’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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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09 06:00:00 수정 : 2014-07-09 07: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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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포트] 관광문호 적극적으로 넓히는 북한
“엄마들이 자녀들을 보내고 싶어하지 않는 여행지로 데려가줍니다.” 중국에 기반을 둔 북한전문 여행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YPT)’ 홈페이지의 광고 문구 중 하나다. 가장 폐쇄적 국가인 북한은 미지의 땅을 밟고 싶어하는 해외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나라다. 5년 전만 해도 북한을 찾은 해외 관광객(중국인 제외)은 한해 1000명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북한 관광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관광 산업을 경제 성장의 핵심 분야로 육성하고 있다.


◆해외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는 북한

북한은 자강도를 제외한 8개 도를 외국인 관광객에게 개방하며 관광 문호를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다. 스키, 등산, 골프, 낚시 등 다양한 테마의 관광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전 세계 태권도인을 겨냥한 ‘태권도 관광’ 등 이색 관광 상품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근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 농장이나 과수원에서 농민과 함께 모내기와 김매기, 과일수확 체험을 하는 ‘노동 체험관광’ 상품을 출시했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그간 주민의 외국인 접촉을 최소화하려 했는데 관광 달러 벌이를 위해 주민 통제를 다소 완화한 것이다.

지난달 말에는 독일, 영국, 미국 등에서 온 등산애호가들이 금강산에서 9박10일간 등산관광을 했고 스위스 단체 관광단은 묘향산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즐겼다. 평양 시내의 대규모 상징적 건축물과 묘향산 보현사 등 역사유적을 둘러보는 건축관광, 대북 투자에 관심있는 사업가들을 위한 비즈니스 관광도 외국 관광객들의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 인프라 건설 계획도 잇따라 발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프라 개선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원산·금강산 일대를 ‘국제 관광 특구’로 설정한 북한은 원산시 중심부와 마식령 스키장, 울림폭포, 금강산지구를 연결하는 국제 관광도로와 고속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신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원산시 중심도로를 확장하고 원산과 마식령 스키장을 연결하는 25㎞ 도로를 현대적으로 개보수할 계획이다. 원산∼금강산 구간에는 시속 90㎞의 고속 관광철도를 운행한다는 청사진도 나와 있다.

북한은 중국인 이외에 동남아와 유럽 관광객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북한의 대외용 포털사이트 ‘내나라’는 최근 북한이 러시아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평양∼모스크바·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 관광 열차 개통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1년에 약 20만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는데 핵실험 등 정치적 상황에 따라 중국이 북한 관광을 중단하는 사례가 있어 관광 분야에서도 대중 의존도를 낮추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3월 유튜브 사이트에 올라온 외국인의 평양 관광 모습.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북한 학생들의 외국어 수강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유튜브에 올라 있는 북한 관광 동영상


전 세계 네티즌들이 공유하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외국인이 올린 북한 여행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여행사 YPT가 지난 3월 올린 1시간 남짓 분량의 동영상에는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들과 북한 주민들이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웃는 모습이 담겨 있다. 평양의 외국어 교육기관을 찾은 영국, 캐나다, 노르웨이, 아일랜드 등 다양한 국적의 단체 여행객은 수강생들의 수업 장면을 지켜보면서 이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화가 걸린 인민문화궁전 회의장 주석단에 앉아 ‘당 간부’인 양 폼도 잡아 본다. 다른 여행사 관광객이 올린 평양 시내 패스트푸드점 체험기 영상에는 외국인들이 치킨버거를 주문하고 음식점 내부까지 들어가 조리 시설을 둘러보며 이곳 관계자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메뉴판에는 치킨과 핫도그, 햄버거 등이 기재돼 있고 다양한 종류의 탄산음료도 함께 팔고 있다. YPT를 통해 북한 여행을 한 94명 가운데 89명은 세계적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 여행 후기에 “매우 훌륭하다”는 최고 평점을 줬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북한 당국이 외국인 관광객을 억류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북한 관광은 여전히 정치적 상황에 따른 불안정성이 강하다. 관련 인력과 인프라도 취약한 형편이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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