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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2명 중 1명 국어능력 기초 이하… “종이사전 본다” 3%뿐

관련이슈 국어死전…맥끊긴 민족지혜의 심장

입력 : 2014-07-02 06:00:00 수정 : 2014-07-02 13: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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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死전 맥끊긴 민족지혜의 심장] (3회) 국어사전, 얼마나 보십니까
지난해 9월 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립국어원의 ‘국민 국어능력 평가’ 결과는 우리가 국어사전을 손에서 놓으면 안 되는 이유를 보여준다. 국민 국어 점수 전체 평균은 1000점 만점에 579점. 우수, 보통, 기초, 기초미달 4등급으로 국민 국어 실력을 나눈 결과 우수는 11.9%에 불과했고 보통 33.4%, 기초 45.9%, 기초 미달 8.8%였다.

이 조사에서 우수는 고등학교 졸업자면 기대되는 국어능력의 80% 이상을 뜻한다. 보통은 50∼80%, 기초는 20∼50%다. 전 국민의 절반 이상(54.7%)이 고등학교 졸업자에게 요구되는 국어 실력의 절반도 못 갖춘 것이다.

국어사전은 어휘력은 물론 독해, 문법 등 국어 능력 전반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실제 세계일보가 성인 1000명, 초·중·고등학생 3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어사전 이용 조사에서 우리나라 어른 23.8%가 일상생활에서 뜻 모르는 단어를 ‘자주 접한다’고 답했다.

모르는 단어가 나타났을 때 국어사전을 이용하는지에 대해선 60.7%의 성인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나머지 국민은 주로 ‘앞뒤 문장을 통해 뜻을 짐작한다(19.9%)’거나 ‘주변 사람에게 물어본다(13.3%)’고 답했다.

초·중·고등학생의 경우 모르는 단어를 접했을 때 ‘사전을 찾는다’ 대 ‘찾지 않는다’가 46.4% 대 53.6%로 나타났다.

‘수업시간에 국어사전을 활용하느냐’는 물음에는 75.7%의 학생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가끔 사용한다’는 학생이 21.8%였다. 학생들이 몰라서 곤란을 느끼는 말엔 ‘한자어(65.4%·중복응답)〉전문용어(57.9%)〉외래어, 외국어(36.4%)〉유행어나 신조어(12.4%)’가 꼽혔다.

서울 독산고등학교 구자송 교감은 “학생들이 모르는 영어단어는 영어사전에서 뜻을 찾는데 국어는 ‘다 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는 모르면서도 좀처럼 사전을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이 이용하는 국어사전 종류는 성인·학생 모두 웹사전(성인 68.9%, 학생 43.6%), 스마트폰사전(26.7%, 32.2%), 종이사전(3.0%,13.4%), 전자사전(1.5%, 10.7%) 순으로 나타났다. ‘종이사전을 본다’는 성인은 1000명 중 18명에 불과했으며 이 중 12명이 50세 이상이었다.

각종 사전 보유율은 영어사전이 45.3%로 국어사전(40.7%)을 앞질렀다. 학생들은 국어사전의 가치에 대해 ‘모르는 단어를 찾기 위해(57.9%)’, ‘언어생활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20.6%)’, ‘고급언어를 구사하기 위해(6.2%)’ 등의 이유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없어도 큰 불편 없다’는 학생도 전체의 14.6%를 차지했다. 남길임 경북대 교수(국어국문학)는 “국민이 국어사전의 가치와 용도를 언어 생활에서 좀더 풍부한 ‘표현’을 하기 위한 것보다 모르는 단어를 찾기 위한 ‘이해’에 두고 있는 것 같다”며 “선진국에선 표현을 위한 사전이 많이 나와 있는데 국내에선 인터넷 등으로 단편적인 단어 이해에만 사전 이용이 치우치다 보니 사전 이용이 이해 중심의 낮은 수준에서 고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별기획취재팀=글/박성준·김수미·오현태, 편집/문효심, 사진/이제원·남정탁, 그래픽/김시은 기자 specia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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