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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말레피센트' 엄마 졸리의 의미있는 '마녀' 변신

입력 : 2014-05-31 13:12:09 수정 : 2014-05-31 14: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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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가 사악한 마녀 ‘말레피센트’로 분했다. 디즈니의 고전명작 ‘잠자는 숲속의 공주’(1959) 속 어린 공주에게 치명적인 저주를 내렸던 그 마녀다.

그러나 최근 개봉한 영화 ‘말레피센트’(감독 로버트 스트롬버그)를 다 보고 나면, 그녀 이름 앞에 ‘사악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좋을지 잠시 주저하게 될 것이다.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주인공을 공주가 아닌 말레피센트(안젤리나 졸리)로 교체하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동화로 탈바꿈시켰다.

이미 ‘겨울왕국’에서 보여줬듯, 모성을 간직한 마녀의 모습을 통해 세상에는 선인과 악인의 구분이 그다지 명확하지 않으며 누구나 어느 정도 양면적인 면을 갖고 산다는 현실적인 교훈도 담았다.

어쩌면, 배우보다 여섯 아이의 엄마란 사실이 안젤리나 졸리를 ‘말레피센트’의 세계로 이끌었을지도 모른다.

애니메이션 ‘말레피센트’는 ‘트루 러브(진정한 사랑)’는 남녀간의 애정보다 한 차원 더 고귀한 ‘모성’에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말레피센트가 오로라 공주(엘르 패닝)에게 저주를 내리는 합당한 이유를 찾기 위해 치정멜로의 스토리도 도입했다. 

마녀의 치명적인 저주는 다름 아닌, 한 인간이자 남자인 스테판(샬토 코플리)에게 큰 상처를 받으면서 생겨나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남자들의 변심이 ‘화근’이다.

말레피센트는 스테판 왕의 딸 오로라 공주의 세례식 날 거대한 어둠을 몰고 와 “16세가 되는 날, 날카로운 물레 바늘에 찔려 깊은 잠에 빠지리라”라는, 누구나 알고 있는 그 저주의 주문을 내린다.

하지만 16년간 오로라 공주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온 말레피센트는 어느새 모성을 느끼기 시작하고 자신의 저주를 거두려 한다. 그동안 알던 동화의 내용이 아닌, 마녀의 시각에서 새롭게 재해석한 동화가 97분간 펼쳐진다.

치정극인지, 모성을 다룬 드라마인지, 아니면 동화인지 장르를 확실히 규정짓기 모호한 구석이 많지만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한 제작진의 노력이 엿보인다.

안젤리나 졸리는 디즈니 역사상 가장 사악한 마녀가 아닌, 가장 매력적인 마녀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그녀만의 매력(혹은 마력)이 어린이 관객뿐 아니라 성인 관객을 극장으로 이끄는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그와 브래드 피트 사이에서 태어난 딸인 비비안 마르셀린 졸리-피트가 어린 오로라 공주 역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러 영화를 보는 소소한 즐거움을 더한다.

다코타 패닝의 동생이자 아름다운 배우로 성장한 엘르 패닝은 16세가 된 오로라 공주로 분해 왜 할리우드가 그녀를 주목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게 해줬다. 

영화 ‘온 더 로드’(감독 월터 살레스)에서 섹시한 청년작가로 분했던 샘 라일리는 조금은 엉뚱하지만 말레피센트의 충성스러운 까마귀 디아발로 분해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97분. 현재 상영 중.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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