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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음원시장 ‘듣는 음악’ 뜬다

입력 : 2014-05-07 21:23:25 수정 : 2014-05-07 21: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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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대중화로 전세대 아우르는 음악 각광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스마트폰은 젊은층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이제 스마트폰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필수품이 됐다. 세대를 넘어 누구나 손에 스마트폰이 들려 있는 시대가 된 것.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가장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음악산업일 것이다. 최근 10여년간 국내 음악계는 음반에서 음원 중심으로 시장의 무게중심이 급격히 이동해왔다. 그 과정에서 음원 소비에 익숙한 젊은층이 선호하는 댄스음악으로 음악시장이 편중되는 부작용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젊은층뿐 아니라 전 세대가 골고루 스마트폰을 활용하게 됨으로써 모바일 음원시장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듣는 음악’의 시대가 다시 대두하고 있는 것.

◆스마트폰 대중화로 ‘듣는 가요’ 주류로 컴백

모바일 음원시장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스트리밍 서비스’다. 스트리밍 서비스란 파일을 다운받는 대신 인터넷 연결을 통해 음원이나 영상을 실시간 재생하는 것으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 KT뮤직의 ‘지니’, CJ E&M의 ‘엠넷닷컴’, 네오위즈인터넷의 ‘벅스뮤직’ 등이 대표적이다. 이동통신사의 네트워크 망이 촘촘히 깔리고 언제 어디서나 음원 실시간 재생이 가능해지면서 번거로운 음반이나 MP3 등 대신 스마트폰을 통한 음악감상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들 음원사이트가 경쟁적으로 제공하는 월정액서비스도 모바일음원 대중화를 가속화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영향으로 모바일 음원시장의 이용자층이 전연령대로 확대되고 있다. 7일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40∼44세 연령층의 경우 2012년3월 기준 모바일음원 애플리케이션 활용비율이 20%에 불과했지만 2013년6월에는 33%까지 늘었다. 35∼39세 연령층의 이용률도 28%에서 32%로 확대됐다. 이 밖에도 30∼50대 전체적으로 이용률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음원시장의 연령대 확대가 가요계의 변화로 이어지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듣는 음악’의 영향력이 한층 커진 것. 과거 10∼20대 중심의 ‘보는 음악’이 가요계를 지배했지만 음원시장에서 30∼50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까지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음악이 선호되기 시작했다. 젊은층이 독점하던 모바일 음원시장이 전연령화되면서 음악시장의 분위기도 바뀌기 시작했다.

이는 최근 모바일 음원차트의 흐름에서도 명확히 나타난다. 국내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음원사이트 멜론의 4월 월간 가요차트에서는 박효신의 ‘야생화’가 1위에 올랐다. 이선희와 임창정 등 베테랑 가수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매드클라운, 로꼬 등 방송활동이 많지 않은 가수들이 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는 것도 이례적이다. 그만큼 대중들이 보컬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댄스음악의 영향력이 급격히 쇠퇴하고 힙합, 발라드 등 여타 장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추세도 이런 흐름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기존의 비디오형 댄스가수와 오디오형 가수들의 적절한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엑소, 비스트, 씨스타, 인피니트, 2PM 등 비디오형 가수들이 컴백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오디오형 가수들의 선전이 가요계의 다양성을 키워줄 수 있다는 것. 가요계 한 관계자는 “엑소를 비롯한 대형가수들이 컴백하면서 차트 상위권은 이들이 차지하겠지만 과거와 같이 댄스 한 장르로만 차트가 도배되는 일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장년층의 모바일 음원 소비가 늘어나면서 가요계에 이들이 선호하는 ‘듣는 음악’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음원사이트 멜론의 4월 월간 가요차트에서는 발라드 가수 박효신의 ‘야생화’가 1위에 올랐다. 이선희와 임창정 등 베테랑 가수들의 선전도 이어졌다.
◆모바일 음원시장 수익구조 선진화 숙제로 남아


다만, 모바일 음원시장이 발전하는 만큼 수익구조도 선진화돼야 한다는 숙제는 남아 있다. 음원사이트를 운영하는 이동통신업체들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수익구조로 콘텐츠 생산자의 권익이 배제되고 있다는 것.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음악이 재생되는 데 따라 음악서비스업체가 저작권자(가수 연주자 음원제작사 등)에 지급하는 금액은 곡당 3.6원이다. 올해 책정된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 6000원을 기준으로 이용자당 월평균 1000회 듣는 것을 가정해 계산된 것으로 가요계에서는 통신업체들의 수익만 고려한 이 같은 금액 책정이 일부 대형기획사를 제외한 대부분 음악인들의 창작의욕을 꺾는다고 항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음원시장의 창작자 권리, 어떻게 지킬 것인가’ 토론회에서는 이 주제로 열띤 토론이 있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그룹 시나위 리더인 신대철은 국내 음원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월 정액제 방식의 음원 대여’를 꼽으면서 “대여업에 불과한 스트리밍 서비스에서조차 40%의 과도한 수수료를 가져가고 있다. 분배방식의 개선과 정가제 시행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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