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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여름, 한국문화로 촉촉히 적신다

입력 : 2014-04-27 21:06:57 수정 : 2014-04-28 09: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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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시티 오브 런던 페스티벌 ‘서울 도시전’ 예술감독 권은정씨
영국의 축제 하면 에든버러 페스티벌만 떠올리는 이들에게 ‘시티 오브 런던 페스티벌’(COLF)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1962년 시작해 올해 53회째를 맞는 COLF는 에든버러 페스티벌과 더불어 영국 3대 축제로 꼽힌다. 매년 여름 런던 시내 금융 중심가에서 열려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 예술가들이 기량을 뽐낸다. 마침 올해 COLF는 축제의 ‘메인 테마 도시’로 한국의 수도 서울을 선정했다. 국제도서전 등에 비유하면 ‘주빈국’이 된 셈이다. 현지시간으로 6월22일부터 7월17일까지로 예정된 축제 기간 동안 한국 예술가들의 공연이 런던 도심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COLF의 한국 측 예술감독을 맡아 행사 진행을 주관하는 공연기획사 에이투비즈 권은정(40) 대표와 얘기를 나눴다. 권 대표는 1999년부터 16년째 공연기획자로 활동하며 ‘난타’를 비롯한 우리 공연예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에 앞장섰다.

“COLF는 원래 클래식 음악 위주였으나 올해부터는 연극·무용 등을 가미해 다양한 장르를 구현하는 대중적 축제로 거듭나려 해요. 메인 테마 도시란 것도 전에는 없었는데 축제에 뭔가 변화를 주려고 올해부터 신설했어요. 축제 기간 펼쳐질 총 170여개의 공연 중 가장 비중이 큰 10여개가 한국 공연입니다.”

영국 3대 축제의 하나인 ‘시티 오브 런던 페스티벌’(COLF)은 상당수 공연이 야외에서 펼쳐진다.
서울을 메인 테마 도시로 선정한 건 COLF 조직위원회 폴 거진 위원장과 권 대표의 끈끈한 ‘인연’에 힘입은 바 크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위원장을 오랫동안 지낸 거진 위원장은 영국 공연예술계 거목으로 불린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앞서 ‘맛보기’ 성격으로 열리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본축제 못지않게 유명하고 참가 경쟁도 치열하다. 권 대표는 한국의 ‘난타’ 공연을 처음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소개한 1999년부터 거진 위원장과 친분을 맺었다.

COLF에 참가하는 한국 대표단의 주제는 ‘K-클래식’, ‘K-시어터(Theater)’, ‘다이내믹 코리아’의 세 가지다. 한국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보여주자는 취지로 기획한 K-클래식은 서울시향 지휘자 정명훈과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LSO)의 협연, 피아니스트 손열음·김선욱의 독주회, 10대 청소년인 첼리스트 최하영과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빈 등 음악 영재들의 공연 등으로 꾸며진다. 특히 정명훈과 LSO의 협연은 처칠, 넬슨 등 영국의 국가적 위인들이 대거 묻힌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열려 매우 뜻깊다.

“올해 100주년이 된 제1차 세계대전 희생자 추모비가 성당에 있어요. 6·25전쟁 참전자를 기리는 추모비도 있고요. 이번에 LSO가 연주할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1989년 독일 베를린장벽이 무너질 때 울려퍼진 곡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에 ‘인류애’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K-시어터는 극단 ‘여행자’, ‘이경옥 무용단’과 국악단체 ‘앙상블 시나위’ 등이 참여한다. 올해 탄생 450주년이 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우리 식으로 재해석한 연극, 한국과 서양을 융합시킨 퓨전 국악 등을 선보인다. 비보이팀 ‘갬블러 크루’는 역동적인 공연으로 유럽인들한테 ‘다이내믹 코리아’의 진수를 알린다는 각오다. 권 대표의 표현을 빌리면 “축제 기간 하루도 빠짐없이, 마치 폭탄을 투하하듯 한국문화로 런던 도심을 가득 채우는” 것이 목표다.

6월 영국 런던에서 개막하는 ‘시티 오브 런던 페스티벌’(COLF)의 한국 측 예술감독을 맡은 권은정 대표는 “축제 기간 하루도 빠짐없이 한국문화로 런던 도심을 가득 채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에이투비즈 제공
“한국문화를 제대로 알리려면 1회성 이벤트에 그치거나 ‘장돌뱅이’처럼 그냥 떠돌아다니기만 해선 안 됩니다. COLF가 열리는 런던 중심가는 세계 500대 회사의 본사·지사가 모두 모인 곳이죠.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대기업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런던, 그리고 COLF가 한국 예술인들이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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