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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파 신도들이 만든 환경단체 '녹색회'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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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4 20:20:27 수정 : 2014-04-24 22: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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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업도 부두 입구 땅 1만3260㎡ 소유
한때 시민단체와 손잡고 개발 반대 운동
한국녹색회가 세월호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 회장이 이끄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이 만든 환경단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녹색회는 경북 청송군 현서면 보현산 일대에 서울 여의도 면적의 세 배를 넘는 900여만㎡ 토지를 사들이기도 했다. 현재 이 땅은 유 전 회장의 두 아들 대균, 혁기씨 소유로 돼 있다.

종교적인 성격이 강한 녹색회가 환경단체들 사이에 알려진 것은 2006년 CJ가 인천시 옹진군 굴업도 부지의 98.5%를 매입해 골프장을 포함한 리조트 건설을 추진하면서부터다. 이때 골프장 건설 반대 운동을 주도했던 인물이 녹색회의 고(故) 이승기 정책실장이었다.

1981년 서울대 외교학과 재학 중에 기독교복음침례회 소속 대학생들과 녹색회를 만든 그는 졸업 후 본격적으로 녹색회 업무를 맡았다. 이 실장은 “굴업도가 내 무덤이 될지언정 끝까지 지키겠다”고 할 정도로 굴업도 사랑이 남달랐다고 한다. 녹색회는 굴업도에 있는 1만3260㎡에 달하는 녹색회 소유 부지를 공공적으로 이용하기로 굴업도를 지키는 시민단체 연석회의와 협약했다. 원래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땅이었다가 골프장 반대운동이 벌어지면서 녹색회에 기부된 이 부지는 굴업도 부두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어 리조트가 조성될 경우 안내장소 등으로 이용하기 좋은 위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2년 이 실장이 돌연 굴업도에서 산호초를 촬영하던 중 실족사하면서 일이 꼬였다. 이후 녹색회는 그동안 연석회의와 협의했던 내용을 모두 부정하고 녹색회 땅에 손대지 말라는 입장을 취했다. 연석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굴업도 보존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녹색회 소유의 땅이 이후 방치돼 있다”면서 “녹색회가 이 실장 사망 후에 본연의 (종교적인 색채의) 모습으로 돌아간 거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녹색회는 2002년부터 2003년 6월까지 보현산 일대 임야와 전답, 가옥, 주유소 등을 사들였다. 녹색회측은 유기농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땅을 매입했다고 밝혔으나, 현재 농사를 짓지 않아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 한 주민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녹색회 측이) 마을의 3분의 1 정도를 사들였다”며 “구원파 왕국이 들어설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세종=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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