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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민의힐링스토리] 공감능력이 필요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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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4 21:06:08 수정 : 2014-04-24 21: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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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가 제자들을 모아놓고 설법할 때의 일이다. 부처가 연꽃 한 송이를 말없이 집어 들고 약간 비틀어 보였다. 제자들 중 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 지었다.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서로 공감(共感)한 것이다. 그렇게 부처는 가섭에게 불교의 정수를 전수했다.

2500년 전 부처가 제자에게 깨달음을 전했던 방식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이 성공과 행복의 척도가 되기 때문.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단시간에 경제성장을 이룬 이유 중 하나는 공감을 잘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민족은 남의 슬픔을 같이 슬퍼할 줄 알고 기쁨을 함께 잘 즐긴다. 그래서 한(恨)도 많고 흥(興)도 많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은 자신의 생각을 쉽게 공유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공감 없이 공유만 남발될 때이다. 공감 없는 공유는 소통의 벽을 만들고 갈등을 조장한다.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려 할 뿐 타인의 감정과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 데서 갈등이 생긴다. 갈등의 촉매제인 비난은 상대를 누르고 ‘나’를 드러내고자 하는 심리가 깔려 있다. 갈등의 본질은 나를 드러내려는 양자 간의 충돌이다. 최근 국가적 재난에 국민적 공감대를 살피지 못한 채 자기 생각만 표현하는 실수를 범한 사례가 얼마나 많던가.

류현민 한국전인치유연구소장·뷰티건강관리학
‘공감의 힘’의 저자 데이비드 호우는 “공감은 타인의 감정에 공명할 때 일어난다”고 말한다. 상대방 입장이 되어 그 감정을 이해하는 것으로 상대로부터 유발된다. 공명은 상호간의 진동수가 일치될 때 일어난다. 머리의 문제가 아니라 가슴의 문제다. 텍스트(text) 나열과 주입이 아니다. 컨텍스트(context)적 통찰에서 나오는 울림이다. 컨텍스트는 전후 사정과 상황에 따른 맥락이다. 내가 아닌 상대방 중심이다. 공감능력의 배양은 마음의 문을 열고 ‘나’를 없애는 것에서 시작된다. 내 생각이 무조건 옳다는 견해, 나를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를 없애려면 늘 깨어서 스스로를 바라봐야 한다. 내가 없어진 자리에 대상에 대한 ‘사랑’을 채우면 공감능력 완성이다.

공감은 마음의 상처와 분열의 고통을 어루만져주고 회복시키는 힘을 발휘한다. 공감 받는 이는 고통스러운 기억과 감정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공감하는 이는 경청과 배려가 쉬워지고, 남을 돕고자 하는 친사회적 감정이 함양된다.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공감은 곧 인간다움이며 감동을 이끌어낸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우리 국민들은 슬픔을 나누었다. 나라 전체가 애도의 분위기 속에서 피해자 가족의 아픔이 내 아픔이 됐다. 예수는 “애통하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말한다. 애통은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 때 나타나는 가장 비통한 슬픔이다. 기독교에서는 독생자 예수를 잃은 하나님의 심정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이번 사건으로 온 국민이 애통한 심정과 눈물로써 회개와 반성을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 국민들은 치유자이자 선진 국민의 자격을 가졌다.

앞으로는 즐거움의 공감이 일어나길 희망해 본다. 가섭의 깨달음의 미소, 즉 염화미소(拈華微笑)가 온 국민들의 입가에 피어날 수 있도록 말이다.

류현민 한국전인치유연구소장·뷰티건강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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