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수업·장례·사고수습…교사들은 괜찮은가?

관련이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입력 : 2014-04-24 17:04:32 수정 : 2014-04-24 17:04:3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세월호 침몰사고 후 사고 현장에 투입됐던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 교사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업무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24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뒤 단원고 교사들은 실종자 가족이 모여있는 진도실내체육관과 구조활동이 이뤄지는 팽목항, 안산 지역 장례식장 등으로 파견돼 근무했다.

진도실내체육관에 파견된 교사들은 실종자 가족을 보살피며 사망자들의 장례절차 지원업무를 담당했다.

사고 직후 실종자 가족들은 매우 격앙돼 있었고,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비난과 원성을 들어야 했다.

사고 이튿날엔 학교측 책임을 주장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요구로 교사들이 무릎 꿇고 사죄하는 일도 있었다.

팽목항에 파견됐던 교사들의 고충은 더했다.

남교사는 수습된 학생 시신을 직접보고, 여교사는 시신 사진을 본 뒤 학생의 신원을 구별하느라 하루에도 여러 차례 제자들의 시신을 봐야 했다.

동료와 학생을 잃은 슬픔에 원초적인 공포까지 더해져 이 업무를 맡았던 교사들은 지금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을 보살피는 업무를 맡았던 교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감정이 격해진 유족들에게 교사들은 '죄인'이었다.

앞서 23일 안산의 한 장례식장에선 유족들이 시신 운구과정에서 이동 카트에 실린 관을 보고 '시신을 바닥에 방치했다'고 오해하는 일이 발생, 교사 등 공무원 여러명이 무릎꿇고 사죄하는 일도 발생했다.

도교육청은 24일부터 학교 정상화를 위해 필수인력을 제외한 교사들을 모두 학교로 복귀시켰지만, 인력부족 등으로 단원고 교사들의 업무는 과중한 상태다.

단원고 교원 정원은 교장과 교감을 포함해 80명이지만 사고로 교원 13명의 결원이 발생한데다 아직 8명의 교원이 진도현장에 남아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 단원고 회복지원단 관계자는 "현재 선생님들 중에는 '거울을 못 보겠다' '닫힌 공간에 있기 무섭다'는 등 정신과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심적고통을 호소하는 분이 많다"며 "학생들과 함께 심리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곤 있지만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운선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은 "진도 실종자의 부모, 생존자와 그 가족, 희생자의 가족 등 너무 많은 곳에서 교사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단원고의 정상화를 위해선 남아있는 교사와 학생들이 신체·정신적 건강을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했다.

<뉴시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