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경선 “사실무근” 부인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해양경찰이 최초 구조요청 40분 전에 이미 배와 통신이 두절되는 등 문제를 인지하고도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희생자와 실종자들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정황이 또다시 드러난 셈이다. 세월호가 사고지역에서 가까운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아닌 제주VTS에 먼저 구조요청을 한 것과 관련한 의문을 풀 실마리가 될지도 주목된다.
경기도교육청은 “16일 오전 8시 10분쯤 제주해경(소속)이라는 사람이 단원고로 전화를 걸어와 이 학교 백모 연구부장과 ‘배와 연락 안됨’이라는 내용의 통화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형사고 직후 30분의 대처가 희생자를 줄일 수 있는 ‘골든타임’인 점을 감안하면 당국의 안일한 대응이 희생자를 줄일 수 있는 시간을 날려버린 셈이다. 오전 8시 10분은 승객이 전남소방본부에 처음 신고한 8시 52분 32초나 세월호가 제주VTS에 구조신호를 보낸 8시 55분보다 40분 이상 빠른 것이다.
이런 정황을 종합할 때 세월호가 제주VTS에 최초 구조요청을 한 오전 8시 55분 이전에 이미 제주해경과 다른 형태로 통신을 주고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침몰지점인 맹골수도 부근은 진도VTS 관할지점으로 거리가 먼 제주에 먼저 구조요청을 해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상영 경기도교육청 부대변인은 “단원고 연구부장에게 확인한 결과 이 같은 내용(제주해경이 단원고에 전화)을 확인했다”며 “정확한 통화내용 등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꼭 돌아오렴” 애끊는 기도 세월호 침몰 사고 엿새째인 21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한 실종자 가족이 바다를 바라보며 기도를 하고 있다. 진도=김범준 기자 |
반면 제주해양경찰청은 “(16일 오전) 8시10분쯤에 단원고에 그런 사실을 알려준 바 없다”며 “현재 제주해양경찰서를 비롯한 서귀포해양경찰서 등에 실제로 이런 내용의 전화 통화를 한 직원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부인했다.
한편 21일 세월호 합동구조팀은 미국, 중국, 네덜란드, 일본 등 각국에서 도움을 받아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 두 대와 운용 인력이 투입됐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의 수상구난 전문가들이 투입됐고, 세월호를 설계·건조한 일본 관계자들에게도 국내로 와달라고 요청했다. 중국에는 바지선 두 척과 유압 기중기(크레인) 두 대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검경 합동수사본부 역시 진도 VTS와 교신한 항해사 등 선원 4명을 체포하는 등 수사속도를 높이고 있다.
안산·진도=조병욱·이재호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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