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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쉰들러’가 살린 여성 73년 만에 신원 확인

입력 : 2014-04-21 20:45:48 수정 : 2014-04-21 22: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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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하라가 비자 발급해줘
유럽 탈출해 日 머문 유대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리투아니아 주재 일본영사 대리였던 ‘일본판 쉰들러’ 스기하라 지우네(杉原千畝·1986년 작고·사진)가 발급한 ‘생명의 비자’로 유럽을 탈출한 유대인 여성의 신원이 73년 만에 극적으로 밝혀졌다.

이 여성은 1997년 73세의 나이로 작고한 폴란드 우치시 출신의 소니아 리드. 그는 유대인 학살이 본격화하던 17세 때 스기하라로부터 비자를 발급받아 소련을 횡단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연락선을 타고 일본 후쿠이(福井)현 쓰루가(敦賀)항에 상륙해 목숨을 구했다. 소니아는 일본에 도착한 후 연락선에서 난민 승하선 절차 및 신변관리를 맡았던 오사코 다쓰오(大迫辰雄·2003년 작고)에게 “좋은 일본인에게, 나를 기억해주세요”라는 감사의 글과 함께 사진을 보냈다. 소니아의 언니 4명 가운데 두 명은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사망했다.

최근 오사코의 부하였던 작가 기타 아키라(北出明·70)가 재일 이스라엘 대사관 등을 통해 확인에 나서면서 소니아의 신분이 확인됐다. 캐나다에 거주하던 소니아의 조카는 사진 속 인물이 소니아라는 것을 알고 미국에 사는 세 자녀들에게 연락한 것이다.

뉴욕에 거주하는 장녀 데보라(62)는 “사진을 보자마자 어머니라는 것을 알고 감동했다.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소니아는 생전에 유럽 탈출에 대해 말하지 않았지만 일본을 두번 여행했다고 한다.

스기하라는 1940∼41년 일본 정부의 훈령을 무시하고 유대인 난민들에게 일본으로 갈 수 있는 비자를 발급해 6000∼1만명에 이르는 유대인을 나치의 학살에서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5년 예루살렘의 대학살 추모연구기념관은 ‘정의로운 인물’로 선정했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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