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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제자곁으로… 유해 진도해역 뿌리기로

입력 : 2014-04-21 19:50:33 수정 : 2014-04-21 2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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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교감 장례식 엄수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

경기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책임자로 침몰된 세월호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가 스스로 목을 매 숨진 강모(52) 교감과 학생 4명의 장례식이 21일 슬픔 속에서 엄수됐다.

오전 4시30분에 치러진 강 교감 장례식에는 가족과 친지, ROTC 동기 등 5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가는 길을 애도했다. 오전 5시로 예정됐던 장례식이었지만 힘들게 삶을 마감한 강 교감이 마지막 가는 길이나마 조금이라도 편히 갈 수 있도록, 유족들은 사람들 참석이 어려운 ‘꼭두새벽’을 택했다.

환하게 웃는 영정사진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빈소에서 나와 운구차량으로 향하자 강 교감의 어머니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그 자리에 주저앉아 “세상에 이런 효자, 이런 아들이 없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통곡했다. 손수건으로 눈두덩을 훔치며 땅만 바라보며 천천히 걷던 강 교감의 부인은 “힘들지만 의롭게 갔으니까, 워낙 책임감이 있었던 분이라서 당당하게 갔으니까, 그걸로 됐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후배 교사는 “존경할 만한 선배였고, 스승이었다. 욕심 없이 소탈하게 살아 오셨고 책임감이 강한 분이셨다”며 유족들 뒤를 따랐다.

21일 오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많은 학생이 실종되고 숨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정문에서 한 시민이 학생들이 적어 놓은 무사귀환 기원 글을 읽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운구차는 그의 마지막 부임지가 된 단원고 운동장과 자택을 한바퀴 돈 뒤 수원 연화장으로 향했다. 유족들은 강 교감의 유해를 충남 보령의 가족 납골묘로 옮긴 뒤 고인의 유언에 따라 일부를 사고 해역에 뿌리기로 했다.

이어 오전 7시와 9시, 10시 제일장례식장과 한사랑병원, 사랑의 병원, 안산산재병원 등에서 여객선 침몰사고로 희생당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장례식이 차례로 진행됐다. 학생들의 시신이 운구차량으로 옮겨질 때마다 유족들은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렸고, 영정사진에 입을 맞추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안산=김영석·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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