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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준모의세계시선] 평화롭고 풍요로운 세상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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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1 20:57:23 수정 : 2014-04-21 21: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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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반정부 시위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사태가 5개월째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하순 러시아가 크림반도 합병을 전격 승인하면서 국제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필자를 포함한 국내외 러시아 전문가들조차도 러시아가 크림반도 병합 절차를 그토록 신속하게 마무리하리라고는 예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곳곳에서도 크림반도처럼 러시아와의 합병을 주장하는 시위대가 관공서를 점령하고 임시정부와 대립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더 이상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합병을 감행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사태 추이에 따라 러시아의 선택적 군사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푸틴의 러시아가 제정러시아나 소연방과 유사한 강한 러시아 재건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그들은 이란 핵 문제나 시리아 사태 등 굵직굵직한 국제현안마다 러시아가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적극적 중재자의 역할을 자처하는 데 대해 냉전 시기의 소연방과 비교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의 미·러 간 갈등 상황은 국지적인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이념과 체제의 극명한 대치선을 그어 놓고 세계를 양분했던 냉전시대의 갈등 양상과는 규모와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냉전과 구분해 ‘뜨거운 평화(Hot Peace)’로 정의하기도 한다. 다만 국지적 갈등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위태로운 대결을 이어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그리고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전반적인 위기관리 능력이 실망스러울 뿐이다.

우준모 선문대 교수·국제정치학
국제정치학은 전쟁과 평화, 그리고 부(富)와 빈곤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분야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국제정치 혹은 국제관계를 공부하는 이유는 지구촌에서 전쟁과 빈곤을 몰아내고 평화롭고 풍요로운 세계를 건설할 방안을 찾는 데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전쟁과 빈곤의 원인을 퇴치하고 평화와 풍요를 확산하기란 쉽지 않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익 실현을 위해서라면 전쟁도 불사하지만 타국의 빈곤 문제 해결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개별국의 이익 추구가 다른 국가의 이익을 침해하면 곧바로 분쟁이 발생한다. 이러한 국가 간의 갈등을 해결할 방편으로 유엔 같은 국제기구나 핵확산금지조약(NPT) 같은 여러 형태의 국제 레짐(regime)이 마련돼 있지만, 그 정도의 장치로는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발생한 분쟁을 효과적으로 제압하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인들 가운데는 자녀들에게 이 지면을 읽도록 권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이들은 자녀들의 질문임을 내세우며 밴드나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가끔 공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요즘은 유치원 애들도 싸움박질 안 하는데 왜 국가는 멀리 있는 나라나 가까이 있는 나라나 할 것 없이 시끄럽게들 싸우냐고 말이다. 앞으로 우리 모두 전쟁과 빈곤을 퇴치하고 평화와 풍요가 넘치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더욱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우준모 선문대 교수·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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