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독] 공무원 86% “재난시스템 문제없어”… 禍 키운 안일행정

관련이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입력 : 2014-04-21 06:00:00 수정 : 2014-04-21 08:22:4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공무원·전문가 400명 설문
세월호 침몰 사고로 재난대책의 허점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공무원들은 우리나라 재난관리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고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의 안이한 생각이 재난관리 시스템의 구멍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20일 한국행정연구원의 ‘IT(정보·기술)를 활용한 국가 재난관리 조직 간 소통 및 협력 강화 방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행정분야 국책연구기관인 행정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중앙·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교수, 민간 컨설팅 관계자 등 재난 전문가 등 약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여 지난해 말 펴낸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난관리 정보 시스템의 구축 수준에 대해 ‘전혀 혹은 대체로 잘되어 있지 않다’고 응답한 공무원은 13.8%였다. 이보다 두 배 넘는 34.3%는 ‘어느 정도 혹은 매우 잘돼 있다’고 답했다. ‘보통이다’(49.7%)는 답변까지 포함하면 공무원 10명 중 8∼9명은 재난관리 시스템에 대해 별다른 문제 인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소속별로 살펴보면 중앙(부·처·청) 공무원은 ‘잘돼 있다’는 응답률이 43.6%로, 지방자치단체(광역·기초) 공무원(30.1% 응답)보다 재난관리 시스템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재난관리 정보 시스템에 대해 관계기관의 관심 수준이 어떤지 조사한 결과 ‘어느 정도 혹은 매우 관심을 기울인다’는 응답률이 34.3%로 ‘전혀 혹은 대체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응답률 21.3%를 웃돌았다.

관계기관 관심도에 대해서도 지방공무원보다는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중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지방공무원은 30.1%가 ‘관계기관이 재난관리 시스템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답한 데 비해 중앙공무원은 43.6%가 이렇게 답했다.

그러나 공무원들의 이러한 인식은 전문가들의 평가와는 정반대였다. 전문가의 37.5%는 ‘재난관리 정보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고, 56.2%는 ‘관계기관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는 전문가 응답률은 18.8%에 그쳤다.

공무원들은 재난관리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답했지만, 정작 ‘현재 활용 가능한 재난관리 정보 시스템에 대해 잘 아느냐’는 물음에는 그러지 않다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응답자의 30.8%가 ‘잘 알지 못한다’, 28.2%는 ‘알고 있다’고 답했다.

재난관리 시스템을 안다는 공무원이 비교적 적은 것은 관련 교육의 부재와도 관련 있어 보인다. 현행 재난관리 정보 시스템을 알게 된 방법으로 ‘상사 및 동료 직원을 통해’(29.0%)서나 ‘전임 담당자와의 업무 인수인계를 통해’(29.8%)처럼 면대면 경로를 꼽은 경우가 전체의 58.8%에 달했다. 반면 ‘업무 관련 교육을 통해’ 알게 됐다는 답변은 24.7%, ‘정부 홍보를 통해’란 대답은 7.7%에 그쳤다.

보고서는 “조직 간 소통 부재로 재난 시 기능이 중첩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IT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재난 관리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