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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명령했다, 주변 선박없었다" 세월호 선장 '새빨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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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0 20:57:22 수정 : 2014-04-20 20: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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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18분 교신에서 세월호가 "벽을 잡고 겨우 버티고 있는 상태"라고 보고하자 진도VTS는 5분 뒤 "방송으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를 착용토록 하라"고 지시했고, 세월호는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답했다.

9시 24분 진도VTS가 "방송이 안되더라도 나가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주문했지만 세월호는 "승객을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거듭 진도VTS가 "라이프링(구명튜브)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우십시오. 빨리", "선장님이 직접 판단하셔서 인명 탈출시키세요", "선장님께서 최종 판단을 하셔서 승객 탈출시킬지 빨리 결정을 내리십시오"라며 승객 탈출명령을 내릴 것을 재촉했다.

그러나 세월호는 "그게 아니고 지금 탈출하면 바로 구조할 수 있느냐 물었습니다"고 되물었다.

9시 26분 진도VTS가 경비정이 10분 이내, 헬기는 1분 이내 도착할 예정이라고 알려줬다. 그렇지만 세월호는 "승객이 너무 많아 헬기 가지고는 안 될 것 같다"고 답했다.

9시28분 진도VTS가 헬기도 도착하고, 인근에 있는 (2척의)선박들도 접근중이라는 사실을 재차 알려주자 세월호는 "네, 알겠습니다. 선박이 육안으로 확인되는데 앞쪽에 선수(船首)에 있는 빨간 탱커 선명(船名·배이름)이 뭐냐"고 엉뚱한 질문을 했다.

그러는 사이 진도VTS는 9시30분 주변 선박 2척에 세월호의 침몰 소식을 알리면서 승객 탈출에 대비해 인명구조에 협조해 달라는 무전을 날렸다.

9시33분부터 양측간 교신 감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오전 9시 37분께 교신이 끊겼다.

결국 이번 무선 교신 녹취록에는 이 선장을 비롯해 세월호 승무원들이 승객들에게 탈출 명령을 내렸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교신이 끊긴 직후 선체가 급격히 기울면서 침몰 위기를 느낀 이 선장을 비롯해 일부 승무원들은 탈출을 감행해 구조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장나기 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만을 믿고 그대로 선실에 남아 있는 300여명이 넘는 승객들은 끝내 배와 함께 침수되고 말았다.

이번 녹취록 공개로 지난 19일 구속되기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면서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한 이 선장은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구조선이 아직 도착 안해 승객들을 선내에 머물라고 했다"는 답변 또한 허위인 것으로 탄로나면서 선박과 승객을 남겨둔 채 먼저 탈출한 그에게 더욱 비난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진도VTS는 세월호와의 연락은 두절된 이후에도 주변 선박에게 세월호 승객 구조를 위해 바다에 구명정과 구명벌을 투하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며 인근 5~6척의 선박들과 무선을 주고 받았다.

무엇보다 세월호가 침몰중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왕좌왕 허둥대다 골든타임을 놓친 사실도 녹취록을 통해 만천하에 드러남으로써 실종자 가족들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분노도 높아질 전망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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