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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짧았던 마지막 등굣길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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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0 19:25:32 수정 : 2014-04-21 08: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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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학생·교사 6명 첫 장례식

20일 경기도 안산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단원고 교사 남모씨의 발인식에서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마지막 등굣길은 너무 짧았다.

20일 오전 9시쯤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3반 교실로 전모(17)양의 영정이 들어왔다. 친구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기다리던 급우들은 전양의 이름을 부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 교복차림에 화사한 미소를 띤 전양의 생전 얼굴을 차마 보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우는 학생도 보였다. 여고시절의 낭만과 미래의 꿈을 키웠던 교실을 뒤로한 채 전양의 운구행렬은 운동장을 크게 한 바퀴 돈 뒤 수원 연화장으로 향했다.

여객선 침몰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과 교사 등 6명의 장례식이 안산시내 3개 장례식장에서 이날 엄수됐다. 이날 새벽 첫 학생 희생자의 장례식에 이어 학생을 구하다 숨진 교사들의 장례식이 연이어 치러졌다.

이날 오전 5시쯤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는 전양의 옆 반 학우인 장모군의 영결식이 100여명의 친구와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학생 희생자 가운데 첫 장례식인 탓에 빈소는 커다란 슬픔으로 가득했다. 친구들은 고개를 떨어뜨린 채 눈물만 훔쳤다. 발인은 유족이 먼저 재배를 올리고 이어 친구들이 장군의 영정 사진을 향해 절을 두 번 올렸다. 운구차를 따라 유족과 친구들의 긴 행렬이 이어질 땐 울음이 그치지 않았다. 동이 채 트기도 전에 장군을 태운 운구차는 수원 연화장으로 출발했다.

사고현장에서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구하다 숨진 남모 교사의 장례식도 이날 오전 7시 같은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유가족과 동료교사, 제자 등 200여명의 지인들은 남 교사의 영정 사진이 장례식장 밖으로 나오자 애써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일부 제자들은 그가 탄 운구차가 장례식장을 떠난 후에도 30여분간 자리를 뜨지 못했다.

남 교사의 첫 부임지인 안산 대부중학교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다는 한 제자는 “선생님은 첫 부임 때부터 ‘항상 결과보다는 과정에 충실하자, 모든 사람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자,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모든 일에 성실하게 임하자는 3대 생활목표를 정했다’고 말씀하셨다”며 “마지막까지 그 말씀을 실천하다 가셨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충북 청주 목련공원으로 옮겨져 영면에 들어갔다. 이어 생일날 사고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던 김모 교사의 발인도 치러졌다.

한편 이번 사고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임시 합동분향소가 23일 안산올림픽기념관에 설치된다. 이날 경기도교육청은 단원고 관계자와 학부모, 유족 등과 합동분향소 설치 문제를 논의한 결과 이같이 잠정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산 시내 병원에 안치한 뒤 발인이 미뤄졌던 정모, 임모, 장모군의 장례절차도 임시 합동분향소에서 함께 치러질 전망이다.

안산=김영석·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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