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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살아서 돌아오길”…국민 한마음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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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0 19:40:22 수정 : 2014-04-20 23: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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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잊은 채 애도·기도 물결
“기다리는 가족들 품으로 꼭 살아서 돌아오길 기도합니다.”

온 국민을 비통에 잠기게 한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후 첫 주말이자 부활절인 20일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은 한마음이었다. 화창한 봄 날씨였지만 가슴을 짓누르는 먹먹함이 가시지 않았다. 손꼽아 기다렸던 봄 나들이도 자제했다. 대신 모두가 희생자에 대한 깊은 애도와 함께 닷새째 차디찬 바닷속에 갇힌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간절히 기도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처럼 기적을 바라는 국민적 염원이 사고 해역인 전남 진도 바다로 모아졌다.

◆애도와 기도 물결

이날 전국의 교회와 성당에서는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의 명복과 실종자 귀환을 비는 기도가 이어졌다.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참석자 1만5000여명은 “여객선 침몰로 슬픔을 당하신 모든 분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시기를 빈다”며 “이제라도 사고 수습이 제대로 진행돼 또 다른 회한이 남지 않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서울 가회동성당에서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은총이 이번 여객선 참사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고난을 이겨내는 버팀목과 희망이 되기를 기도한다”며 미사를 집전했다. 사고지역인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서도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고, 희생자 추모와 실종자 귀환을 위한 예배가 열렸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튿날인 17일부터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경기도 안산지역에서 시작된 촛불기도회 참가자는 첫날 500여명에서 주말 2000여명으로 늘었다. 그러면서 개최 장소도 단원고 운동장에서 19일에는 인근 화랑유원지 내 광장으로 바뀌었다. 단원고의 한 졸업생은 단상에 올라 “(후배들아)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기적을 바라며 기도하는 것뿐이라는 게 너무 미안하다. 기적을 바랄게. 꼭 다시 돌아와줘”라며 편지를 읽었다. 참가자들의 편짓글 낭독이 이어질 때마다 광장은 눈물 바다를 이뤘다.

놀이공원과 영화관, 고궁 등 관광지를 찾는 발길도 평소 주말보다 확 줄었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이후 단체여행 취소가 많아 4∼5월 예정된 건당 430명이 탈 수 있는 6건의 관광열차가 취소됐다”고 전했다. 전국 각지에서 예정된 축제와 행사도 취소나 축소됐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닷새째인 20일 경기도 안산 중앙역 부근에서 시민들이 실종된 단원고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안산=이재문 기자
◆온정의 손길 답지


피해자 가족과 실종자 구조작업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과 자원봉사자도 줄을 잇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까지 244개 단체 5032명이 진도를 찾아 모포·식수 제공, 주변 환경 정화, 급식, 시신 운구 등을 돕고 있다. 적십자와 의용소방대, 대한조계종, 기독교연합회, 원불교 등 민간·종교단체와 현대삼호중공업, 신세계푸드 등 기업은 물론 개인 봉사자들도 나서 24시간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유명 원로 건축가인 성균관대 조성룡 석좌교수는 구조활동을 도우려고, 세월호의 복잡한 선실 설계도면을 이해하기 쉬운 3차원 입체모형(길이 2.5m, 폭 0.5m)으로 만들어 해양경찰청에 전달했다.

이날 강원도 횡성에서 끝난 2014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 출전한 프로골퍼 72명 전원은 상금의 5%인 2000만원을 세월호 구호성금으로 내놨고, 대회를 주최한 동부화재도 ‘사랑의 버디기금’ 3189만원 등 모두 5639만원을 기부했다.

앞서 지난 18일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투수 류현진이 1억원 기부 의사를 밝혔고, 안산 출신의 프로야구 SK 투수 김광현이 1000만원을 기부했다. 배우 송승헌과 온주완이 각각 1억원과 1000만원을 기부했고, 곧 내한하는 영국의 소녀 가수 코니 탤벗(14)도 공연 수익금을 기부키로 했다. 연예인 야구단 ‘조마조마’가 1000만원을 모금한 것을 비롯해 교총 등 여러 단체와 기업, 학교도 성금 모금에 나섰다.

세월호 침몰사고에 자원봉사나 기부를 원할 경우 해양수산부 현장팀 가족지원반(044-200-6068)이나 전남 재난안전대책본부(061-286-3290∼2)로 연락하면 된다.

이강은·백소용·김승환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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