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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슴 먹먹한 대한민국… 꼭 살아서 돌아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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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0 22:31:38 수정 : 2014-04-20 22: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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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루가 밝았다.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승객 수백명이 엿새째 차디찬 바닷속에 머물고 있다. 세월호 뱃머리가 가라앉고, 생존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골든타임도 지났다. 하지만 희망의 끈은 놓을 수 없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생환의 기적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기적을 향한 노력은 어제도 이어졌다. 잠수부 560여명이 세월호 선내를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선체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루트 5개도 확보됐다. 해군의 해난구조대(SSU)와 특수전 전단(UDT/SEAL), 육군 특전사, 해경 잠수요원, 민간 잠수부들은 악조건 속에서 줄을 잡고 선내로 진입해 수색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사투에 가깝다. 구조활동을 방해하던 조류도 오늘부터 잦아든다. 바닷물이 가장 적고 유속이 느린 ‘조금’을 맞는 내일부터 닷새 동안 최적의 수색기간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한 명의 생명까지 구출해야 한다.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국민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제 ‘눈물의 도시’ 안산의 화랑유원지에서는 시민과 학생 1200여명이 모여 촛불기도회를 열었다. 이들은 생환을 기원하며 ‘제발 살아서 돌아오라’는 글을 종이에 적어 촛불과 휴대전화 불빛으로 밝혔다. 촛불은 전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종교계도 동참했다. 전국 사찰과 교회 곳곳에서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모임이 줄을 잇는다. 사고 인근 팽목항에는 전국 각지에서 밀려든 도움의 손길이 넘쳐났다. 벌써 5000명이 넘는 시민이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자 그곳으로 갔다. 슬픔을 나누고자 하는 발걸음이다. 위기 때마다 빛나는 가슴 먹먹한 풍경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비탄에 젖어 있다. 꿈이 꺾인 어린 학생들의 실종에 울고, 파렴치한 세월호 승무원의 행태에 분노한다. 우왕좌왕하는 수습 대책에 또 가슴을 친다.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통렬한 반성으로, 국민의 역량을 한데 모아 재난을 수습하고 슬픔을 극복해야 한다. 외환위기의 국가부도 상황에서도 금붙이를 모으는 저력으로 다시 일어선 우리가 아니던가. 그 힘으로 희망의 꽃을 피우고 기적을 일궈내야 한다.

단원고에서는 실종 학생의 선후배들이 2학년 모든 교실을 말끔히 청소했다고 한다. 하루빨리 학교로 나와 함께 공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우리의 아이들은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 꿈 많은 학교로,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살아서’ 돌아와야 한다.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자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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