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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퇴선 명령' 안한채 골든타임 45분 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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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0 17:52:10 수정 : 2014-04-20 17: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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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해역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선장 등은 배가 침몰중이었던 사실을 파악하고도 이른바 '골든타임'인 초기 45분여 동안 승객들을 대피시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오후 범정부 사고대책본부가 공개한 사고 당시 세월호와 진도 VTS(해상관제센터)의 교신 내용에 따르면 세월호는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9시7분 진도 VTS가 먼저 세월호를 호출해 이뤄진 첫 교신 당시 '지금 침몰 중이냐'는 물음에 "그렇다. 해경빨리 좀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세월호는 이전에 이미 오전 8시48분께 급회전을 시도하다 기울어져 8시52분께 표류하기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세월호는 먼 곳에 있는 제주관제센터와만 교신하며 진주 VTS로부터 호출을 받아 교신이 이뤄지기까지도 탈출에 필요한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확인한 진도 VTS는 곧바로 세월호 주변에 있는 국내외 선박들에게 침몰 사실을 알리면서 구조 활동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세월호는 진도 VTS와 첫 교신 당시 침몰 사실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재차 "해경이 오고 있냐고"만 거듭 물으며 구체적인 퇴선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9시10분 "금방 뭐..넘어갈 것 같다"고 교신한 세월호는 2분 뒤 '승선원들이 라이프래프트(구명정) 및 구조보트에 타고 있냐'는 진도 VTS의 질문에 "아직 못타고 있다. 배가 기울어서 움직일 수 없다"고 응답했다.

9시13분에는 "승선원이 450명에서 500명정도"라며 "빨리 와 달라"고 다시금 구조 요청을 되풀이했다.

1분 뒤인 9시14분 구조를 위해 접근한 인근 선박을 확인한 진도 VTS가 '탈출이 가능하냐'고 묻자 세월호는 "배가 많이 기울어서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같은 교신내용이 알려지면서 퇴선 명령을 하지 않은 것은 '구조선이 도착하기 전이기 때문이었다'고 말한 이준석 선장이 말의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전날 새벽 광주지법 목포지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승객들에게 배 안에 있으라고 한 이유는 조류가 빠르고 수온이 찬 데다 구조선이 도착하기 전이기 때문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9시17분 진도 VTS가 침수 상태를 묻자 "지금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어져 사람이 좌우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이며, 선원도 라이프 자켓을 입고 대기하라고 했는데, 사실 입었는지 확인도 불가능하고, 선원들도 브리지에 모여서 거동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고 세월호는 답한다.

2분 뒤 진도 VTS는 인근 선박에게 '세월호는 탈출이 도저히 불가능한 상태니까 도착해 승객이 탈출하면 승객들을 최대한 안전하게 구조바란다'고 지시하며 승객이 바다로 뛰어들 것을 대비했다. 그러나 세월호는 다시 2분 뒤 "해경이 구조차 오고 있나, 오는데 얼마나 걸리겠나'라고 질문만 했다.

세월호는 1분 뒤인 9시22분에도 "해경이 오는데 얼마나 걸리겠냐"라고만 하면서 시간을 지체했다.

9시23분 세월호 승객 구조를 위해 접근한 어선이 부유물로 인해 접근이 어렵다고 하자 진도 VTS는 세월호에 '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구명동의를 착용토록 하라'고 지시했으나 "방송이 불가능한 상태"라고만 세월호는 답했다.

9시24분에는 진도 VTS가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요청했지만 세월호는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냐"고만 또 되물었다.

이에 진도 VTS가 '라이프링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워라. 선장이 직접 판단해서 인명을 탈출 시키라'고 재차 강조했으나 세월호는 "그게 아니라 지금 탈출하면 바로 구조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서 다시 시간을 흘려보냈다.

9시26분 '경비정이 10분 이내 도착한다'는 진도 VTS의 교신이 오자 "10분 후에 도착한다고요", "다시 말해달라"고만 했다.

심지어 승객을 탈출시킬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세월호는 곧 도착한다는 헬기소식에 "승객이 너무 많아서 헬기는 어렵겠다"는 답을 하기도 했다.

이후 진도 VTS가 주변 어선에 '구명벌과 구명정을 투하해 사람이 탈출하면 탈 수 있게 준비하라'고 요청을 하고 있느데도 세월호는 마지막까지 '퇴선 명령' 없이 9시37분 이후 교신을 이어가지 못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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