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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전쟁' 칸영화제…황금종려상은 누구 품에

입력 : 2014-04-20 09:46:09 수정 : 2014-04-20 09: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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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자비에 돌란부터 80대 고다르까지 강력한 경쟁자들 포진
장뤼크 고다르·켄 로치·다르덴 형제·마이크 리…….

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이다.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 세계 정치 영화의 첨병 역할을 해 온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세계 최고의 국제영화제로 발돋움한 칸영화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감독들의 면면이다.

1960년대부터 끊임없이 자신을 쇄신해오며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실험영화의 최전선에 있는 영화의 명인 장뤼크 고다르(84)부터 어린 시절부터 천재 소리를 들은 자비에 돌란(25)까지,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감독들이 올해 경쟁부문(18편)에 포진했다.


◇ 칸의 진정한 총아는 누구

2000년대 이후 가장 많은 조명을 받은 감독은 벨기에 출신 다르덴 형제다. 1999년 '로제타'와 2005년 '더 차일드'로 최고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이미 두 차례 받은 저력 있는 감독이다.

더 놀라운 건 '로제타' 이후 만든 모든 영화가 칸영화제에 출품됐고, 단 한 차례도 수상에 실패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2002년 '아들'은 남우주연상을, 2008년 '로나의 침묵'은 각본상, 2011년 '자전거 탄 소년'은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경쟁부문 발표와 함께 다르덴 형제의 신작 '투 데이즈 원 나잇'이 본상 후보로 유력히 거론되는 이유다.

터키 영화를 대표하는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도 만만치 않다. 2003년 '우작'으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그는 2008년 '쓰리 몽키즈'로 감독상을, 2011년에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아나톨리아'로 심사위원대상(공동수상)을 받았다. 본상 수상에 실패한 건 2006년 경쟁부문에 오른 '기후'뿐이다. 경쟁부문에 승선한 세일란 감독의 신작은 '윈터스 슬립'.

첫 장편 '수자쿠'로 1997년 역대 최연소(28세)로 황금카메라상(신인 감독상)을 받은 가와세 나오미 감독도 눈길을 끈다. 그는 '너를 보내는 숲'으로 2007년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바 있다. 2011년에는 '하네즈'가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 영화의 전설 장뤼크 고다르의 귀환

본선 경쟁부문 진출자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장뤼크 고다르 감독이다. 1960년대 누벨바그의 기수로 영화 운동의 최첨단에 섰던 그는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가장 실험적이고 진취적인 영화를 만든다. 육체적으로는 가장 늙었지만, 정신적으로 가장 젊은 영화를 만드는 셈이다.

고다르 감독은 1968년 칸영화제를 부르주아 영화제로 규탄하며 반대하기도 했지만 2001년 '사랑의 찬가'를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소개하며 껄끄러웠던 관계를 어느 정도 회복했다. 2010년 '필름 소셜리즘'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이후 올해 '굿바이 투 랭귀지'로 경쟁부문에 13년 만에 초청받았다.

1983년 '미녀갱 카르멘'으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그가 칸에서 황금종려상 등 주요상을 받은 적은 없다. 영화사에 빛나는 찬란한 명성에 비하면 칸에서는 홀대를 받은 것이다. 스토리를 철저히 배제한 실험적인 영화였던 전작 '필름 소셜리즘'에 비춰 이번 영화 '굿바이 투 랭귀지'도 만만찮은 영화적 실험들로 가득 찼을 가능성이 커 이번에도 수상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 게다가 이번 영화는 3D로 제작됐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고다르의 새 영화는 요약하기 불가능하다. 그건 하나의 영화적 행위이며 시(詩)다. 또한 울부짖음이며 한숨이다"라고 말했다.



◇ 켄 로치의 마지막 장편 극영화

고다르 감독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켄 로치(78) 감독의 신작 '지미스 홀'도 기대작이다. 2006년 아일랜드 독립을 놓고 갈라선 두 형제의 비극을 그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그는 2012년 '엔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지미스 홀'은 로치 감독이 선언한 마지막 극 영화여서 칸에서도 어느 정도 예우할 것으로 점쳐진다.

로치 감독과 함께 영국 영화를 대표하는 마이크 리 감독은 '비밀과 거짓말'(1996) 이후 18년 만에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2011년 '세상의 모든 계절' 이후 3년 만의 재도전이다. 1993년 '네이키드'로 감독상을 받은 그는 2004년 '베라 드레이크'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명성에 비해 상복이 많지 않았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신작 '맵스 투 더 스타', '달콤한 후세'로 1997년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바 있는 아톰 에고이안 감독의 '더 캡티브'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 미래의 거장 노리는 중견~신진 감독들

러시아의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데뷔작 '리턴'으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아 세상을 놀라게 한 그는 2006년 '추방'으로 칸영화제에서 처음 수상(남우주연상)했고, 2011년에는 '엘레나'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으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칸에서 환대하는 프랑스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와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의 작품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아사야스가 메가폰을 잡은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에는 쥘리에트 비노슈·크리스틴 스튜어트·클레어 모레츠 등의 스타들이 출연한다.

탁월한 색감과 미장센(화면구성)을 자랑하는 보넬로 감독의 '생로랑'도 만만치 않다. 레아 세이두와 필립 가렐이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

흑백 무성영화 '아티스트'로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5관왕, 프랑스 세자르영화상 6관왕을 거머쥔 미셸 하자나비시우스의 신작 '더 서치'도 경쟁부문에 올라 시선을 끈다.

경쟁부문에 진출한 감독 중 가장 어린 스물다섯 살의 자비에 돌란 감독도 주목을 받고 있다. 네 살 때 연기를 시작한 그는 '하트비트'(2010)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는 등 어린 시절부터 탁월한 영화적 재능을 보였다. '마미'는 그의 첫 경쟁부문 진출작이다.

올해 칸 영화제는 다음 달 14~25일 열린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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