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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훼손…유전자 검사가 유일 “우리 딸이 아니에요….”

18일 오전 8시30분 안산 한도병원 장례식장에서 통곡하던 단원고 김모(17)양 어머니는 딸로 추정되는 시신을 확인한 뒤 고개를 저었다. 김양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한걸음에 달려왔지만 막상 안치실에 운구된 시신을 확인하니 자신의 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양의 삼촌이 조카와 닮은 사망자의 시신을 보고 “조카가 맞다”고 잘못 진술한 탓이었다. 운구된 시신은 이날 오전 10시30분 다시 목포로 옮겨졌고, 친오빠의 확인을 거쳐 단원고 김연경(17)양으로 밝혀졌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인양되는 사망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승객들이 사망한 지 수일이 지난 뒤 인양되기 때문에 신원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름표 또는 신분증이 주머니에 없는 경우가 많고, 물에 불어서 인상착의를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발견된 시신 28구 중 10명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채로 병원에 안치돼 있다. 인양된 시신의 신원은 가족과 주변인들의 진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현장에 가족 등 지인들이 없으면 사망자의 소지품 등을 살펴 신원을 확인한다. 소지품조차 없을 때 종종 혼선이 빚어진다.

중대본은 지난 17일 인양한 한 시신의 신원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에 따라 ‘박성빈’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시신이 박양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대본은 뒤늦게 ‘신원 미상’으로 정정했다. 현재까지도 해당 사망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같은 날 중대본은 사망자의 다리에 붙어 있던 학생증을 근거로 “박영인군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해당 사망자는 이다운(17)군으로 드러났다.

시간이 흘러 시신이 훼손되기 시작하면 유전자 검사가 신원을 확인할 거의 유일한 방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검사 작업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데 통상 2∼3일이 걸리는 데다 사망자가 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목포=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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