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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다시 못 뵌다니 믿을 수 없어”

입력 : 2014-04-18 20:22:52 수정 : 2014-04-19 01: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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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빈소 줄 잇는 추모 발길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탑승한 세월호의 침몰로 변을 당한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들의 시신이 안치된 안산지역 병원의 장례식장은 유가족들의 오열로 ‘통곡의 바다’를 이뤘다.

18일 오전 고대 안산병원에는 단원고 장준형(18)군과 황민우(18)군의 시신이 안치됐다. 황군의 어머니는 “우리는 진도에서도, 이곳에서도 교육청과 시 당국 어디 하나 제대로 된 안내를 해주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지금 제가 제정신이겠습니까”라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

17일 숨진 것으로 알려진 단원고 안준혁(18)군의 시신은 이날 오전 7시 안산제일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이어 단원고 교사 김초원씨의 시신도 같은 장소에 안치됐다. 김씨 유족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는 기자들에게 “왜 허락 없이 사진을 찍고 녹음을 하느냐”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아! 선생님… 세월호 침몰 사흘째인 18일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경기 안산 단원고 최혜정 교사의 빈소가 마련된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 동료 교사들이 조문하고 있다.
안산=이제원 기자
전날에 이어 안산 제일장례식장에 안치된 단원고 교사들의 빈소에는 학생들의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다. 최혜정 교사의 빈소를 찾은 장모(17)군은 “잘못한 것도 차근차근 가르쳐 주는 좋은 선생님이었다”며 “선생님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지금도 학교에 가면 반겨주실 것 같다”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다수의 학생들을 구조하고 정작 자신은 숨진 교사 남윤철씨의 고모는 “오빠(남씨의 아버지)는 ‘애들이 배에 갇혀 있는데, 내 자식은 애들을 끝까지 구조하다 못 나올 거다’라고 말했다”며 “오빠는 ‘시신이라도 찾고, 상태도 깨끗하게 발견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고대 안산병원 측은 이날 오후 2시 브리핑을 통해 입원 치료 중인 생존자 대부분이 스트레스지수(1∼10점) 7.8∼8.2점 사이의 중등도 이상의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생존자들의 심리치료는 보통 4주가 걸리지만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 길게는 6개월에서 1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의료진은 보고 있다.

병원 측은 생존자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안산시와 정신건강증진센터, 신경정신의학회,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유관 부처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의 심리치료를 위한 관리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산=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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