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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적 사실주의’ 창시… 남미문학 큰별 지다

입력 : 2014-04-18 20:33:20 수정 : 2014-04-18 22: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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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마르케스 타계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마술적 리얼리즘’의 거장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17일(현지 시간) 향년 87세로 타계했다. 가족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마르케스가 멕시코시티 외곽 코요야칸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가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을 받았던 마르케스는 15년 동안 림프암으로 투병하면서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돼 사망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추정했다.

1928년 콜롬비아 카리브해 연안에서 태어난 마르케스는 대학을 중퇴하고 지역신문 기자로 활동했다.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쓰다가 유럽 특파원으로 나간 뒤 오랫동안 조국에 돌아가지 못했다. 퇴역대령인 외할아버지를 모델로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1961년)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백년 동안의 고독’(1967년)으로 198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조국 콜롬비아의 암울한 현대사를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담아내 ‘백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대작’으로 평가받으면서 35개국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서 5000만부 넘게 팔려나갔다.

마술적 리얼리즘이란 ‘현실은 환상처럼 환상은 현실처럼’ 묘사함으로써 보다 생생하고 흥미로운 전달력을 확보하는 마르케스의 특유의 작법을 일컫는다. 이후 수많은 작가들이 이 기법을 차용해 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마르케스는 노벨문학상 수상연설에서 “제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된 것은 단지 문학적 표현양식뿐 아니라 우리의 가공할 현실 때문”이라면서 “(조국의 현실은) 비참하지만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고 고갈되지 않는 창작의 샘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르케스는 이후에도 ‘족장의 가을’(1975년) ‘콜레라 시대의 사랑’(1985년) ‘슬픈 창녀의 노래’(2004년) 등을 발표하며 스페인어권을 대표할 뿐 아니라 남미문학을 세계문학으로 견인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마르케스는 세계에서 선견지명이 가장 뛰어났던 작가였고 나도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콜롬비아 출신 거장의 죽음에 천년의 고독과 슬픔을 느낀다”고 애도했다. 페루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스페인어 문학을 세계적으로 알린 위대한 작가가 숨졌다”면서 “마르케스의 작품을 읽는 독자는 그의 죽음 이후에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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