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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늑장 대응'에 실종자 가족들 '火'만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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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18 17:13:53 수정 : 2014-04-18 17: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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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현황판 설치' 요구 3일 만에 실행 옮겨…"말만… 제대로 된 게 없어"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구조 작업이 3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해양경찰 등 관계 당국의 무성의한 늑장대응이 빈축을 사고 있다.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 설치된 상황실에 모여든 실종자 가족들은 무전기가 아닌 핸드폰으로 현장 상황을 물어보는 현장 책임자의 모습에 분통을 터트렸다.

사고가 발생한 지 3일이 지난 18일 오전 간이 천막 2개를 붙인 '상황실'에 이동식 상황판과 마이크가 설치됐다. 유선전화기는 이날 오후에 설치됐다.

팽목항에 마련된 간이 천막에서 담요 하나로 비바람을 견디며 낭보를 기다리던 가족들은 해경 관계자의 무성의한 대답과 안이한 대처에 더없이 지쳐갔다.

실종자 가족들의 불만은 민간 잠수부들이 배편이 제때 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 더욱 커졌다.

현장을 다녀온 학부모들이 "현장에서 해경이 민간 잠수부의 수색작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등의 소식을 전할 때마다 상황실에서 동요가 일었지만 정작 해경 책임자는 "현장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휴대폰만 만지작거렸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실종자 가족은 "휴대폰 배터리 떨어지면 일 안 할거냐"며 "첫날부터 무전기로 상황 소식을 빠르게 전해달라고 요청했는데 3일째 그대로다"고 거칠게 소리쳤다.

상황실 주변을 맴돌던 한 학부모는 "천암함 때와는 너무 다르다. 사고 난 배가 국가 재산이었다면 이렇게 했겠느냐"며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민간 잠수부들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항의할 때는 가만히 있더니 윗사람이 한마디 하니까 움직이더라"고 씁쓸해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대통령이 다녀가고 나서 여기 팽목항에 경찰들이 많아졌다"며 "이것 좀 봐라. 얘들은 국민의 생존보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일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으로 넘어왔다는 한 실종자 가족은 "가장 최근에 발견된 학생의 시신이 부패가 전혀 없는, 숨진 지 1시간도 채 안 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사 소견이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조금만 빨리 움직였으면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서해해양경찰청은 18일 오후 3시38분께 구조대 잠수요원들이 2층 화물칸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객실 수색을 진행할 때는 공기 주입을 중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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