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임경빈, 잊지 말아 주세요”… 부친 오열

관련이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입력 : 2014-04-17 18:52:05 수정 : 2014-04-18 00:43:4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안산 고대병원 빈소 스케치 고성이 오가지도, 통곡소리가 들리지도 않았다. 그저 적막함만이 가득했다.

경기도 고대 안산병원에 마련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빈소는 17일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다. 유족들은 무릎 사이로 얼굴을 파묻거나, 허공을 응시할 뿐이었다.

이날 오전 9시40분쯤 전남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로 사망한 단원고 2학년 권오천·임경빈·정차웅군의 시신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도착했다. 구급차 문이 열리자 소리 없이 흐느끼던 유족들은 자녀의 시신 앞에서 통곡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친척들의 부축을 받았다.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에 화가 난 유가족은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이내 말할 힘도 남아 있지 않은 듯 병원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멍한 모습이었다. 고대 안산병원 측은 유족들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하다며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했다.

일부 유족들은 병원 주변을 오가며 눈물을 흘렸다. 임경빈군의 아버지는 친지들의 부축을 받으며 장례식장 입구를 오갔다. 그는 “임경빈, 잊지 말아주세요”, “내가 자식을 앞세웠다”며 오열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이틀째인 17일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희생자 시신 3구가 안치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안산=남정탁 기자
최초 사망자로 알려진 정차웅군의 형은 병원 입구에서 친구들의 위로를 받으며 눈물을 흘렸다. “차웅이는 정말 좋은 아이였다”며 두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정군의 친구는 “너라도 침착해져야지. 그래야 부모님이 덜 속상하시지 않겠니”라며 위로했다.

오후 2시쯤 병원 장례식장에는 사망한 학생들의 빈소가 마련됐다. 단원고 학생들은 조문을 위해 장례식장으로 모여들었다. 빈소 앞에서 서성거리던 한 학생은 사망한 학생들과 생전에 주고받은 문자를 꺼내보며 눈물을 훔쳤다.

“살아서 꼭 만나자” 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이틀째인 17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한 여학생이 휴대전화로 실종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바라는 문구가 가득한 칠판을 촬영하고 있다.
안산=남정탁 기자
안산시와 단원고는 합동분향소 설치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우선 도착한 3명의 장례식을 치르기로 합의하고 분향소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원고는 실종된 학생들의 구조 등을 위해 애초 18일로 예정된 임시휴교를 23일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안산=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